공공도서관 책 반납시 포인트 제공
도서 구입할 때 현금처럼 사용 가능
"예산 확보 쉬워 지자체에 확대보급"
경기 의정부시가 지역 서점을 살리고 독서율도 높이겠다며 공공도서관 이용 포인트제를 들고 나섰다. 관내 공공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반납할 때마다 포인트를 적립해주고 이를 지역 서점에서 현금처럼 사용하도록 하는 제도다. 고사 위기의 지역 서점을 살리기 위한 의정부시의 프로젝트가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의정부시가 다음달부터 전국 최초로 시행하는 ‘공공도서관-지역서점 멤버십 포인트제’가 주목을 받고 있다. 시민들은 문화생활의 경제적 혜택을 누릴 수 있고, 지역서점은 매출 증대를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25일 의정부시에 따르면 시민들은 지난해 10월부터 18개 관내 공공도서관에서 대출한 도서를 반납할 경우 일반도서는 100포인트, 아동도서는 50포인트를 적립 받고 있다. 시는 다음달부터 시민들이 15개 관내 지역서점에서 도서를 구입할 때 이 포인트를 현금처럼 쓸 수 있도록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시범사업을 실시하며 준비해왔다.
환산액은 1포인트당 1원이며, 하루 최대 적립 포인트는 1,000포인트다. 포인트는 한해 동안만 적립되며 매년 11월까지 사용할 수 있다. 악용사례가 의심되는 당일 대출ㆍ반납은 포인트 적립에서 제외된다. 박영애 도서관정책팀장은 “의정부 시민 중 공공도서관에 멤버십 회원등록을 한 시민들에게 포인트가 적립된다”며 “이미 시범사업을 통해 고의적으로 얇은 책만 빌리는 사례 등의 감시체계도 구축했다”고 말했다.
시는 공공도서관에서 책을 빌리면 자동적으로 도서구입 비용이 줄어드는 포인트제가 동반 하락 중인 지역 독서율과 지역서점 매출에 희망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 공공도서관 도서대출건수는 2011년 77만 8,000건에서 점차 줄어 2013년 63만 1,500 건에 그쳤다. 특히 1994년 60개에 달하던 지역서점 수는 20년 후인 지난해 말 기준 15개로 75%나 줄었다. 1994년 20만명이던 시 인구가 지난해 45만명으로 배가 넘게 증가한 점을 고려하면 지역서점 경영난은 매우 심각하다.
포인트제를 특허 출원한 시는 포인트제의 전국 확대보급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정책수행에 가장 큰 문제인 예산 확보가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의정부시는 관련 예산을 지난해 11월 시행된 ‘도서정가제’에 따라 시가 도서를 구매할 때 얻는 할인부분에서 충당할 계획이다. 도서정가제 시행으로 시가 매년 도서관 소장 도서를 구매할 때 받는 기본할인(10%) 외에 상품권 등으로 받는 공식 추가할인(5%) 혜택을 포인트로 변경해 시민들에게 돌려주겠다는 것이다.
포인트제와 별도로 공공기관이 도서를 구입할 때 지역서점과 수의계약(구입비용 2,000만원 이하)을 할 수 있도록 한 시책 역시 올해 1월 시가 전국에 처음 선보인 지역서점 활성화 대책이다. 박 팀장은 “수의계약 정책은 지난달 문화체육관광부 공문을 통해 전국 지자체로 확대됐다”며 “포인트제 역시 전국으로 확대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포인트제가 전국으로 확대되고, 특허가 인정될 경우 시는 로열티도 챙겨 세수증대 효과도 볼 수 있다.
박 팀장은 “가격 이외 대형서점과 지역서점의 가장 큰 차이는 휴식공간 등 편의시설과 음반 등 부가상품 판매 유무”라며 “이 부분도 지역서점의 공동대응 방식 등으로 풀어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태무기자 abcdef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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