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순위싸움서 암초 만나
한화가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 주축 외야수 최진행(30)이 금지약물 검사에서 양성반응을 보여 3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5일 반도핑위원회를 열고 KBO 반도핑 규정을 위반한 최진행에게 30경기 출전 정지의 제재를 부과했다고 밝혔다. 출전 정지는 이날부터 적용된다. KBO는 지난달 초 실시한 도핑테스트 결과 최진행의 소변 샘플에서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경기 기간 사용을 금지한 약물인 스타노조롤(stanozolol) 성분이 검출됐다고 설명했다. 스타노조롤은 스테로이드 계열의 WADA 금지약물로 근육량을 증가시키는 아나볼릭 스테로이드의 일종이다. 1988 서울올림픽 육상 100m 결승에서 벤 존슨이 복용해 금메달을 땄다가 박탈당하면서 이름이 알려진 약물이다.
KBO 반도핑위원회는 이날 최진행의 소명을 듣고 심의해 반도핑 규정 6조 1항에 의거, 징계를 부과했다. 최진행이 30경기 중징계를 받게 된 건 지난 4월부터 KBO의 금지약물 위반 관련 징계가 강화됐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1회 적발 시 10경기 출전 정지 제재를 했지만 올해부터는 약물 종류에 따라 10경기부터 30경기까지 늘렸다. 생식호르몬 물질 양성판정시 명단 공개와 10경기 출전 정지, 흥분제 물질은 20경기, 경기력 향상 물질은 30경기로 최진행이 복용한 약물은 가장 징계 수위가 세다. 한화 구단에도 제재금 2,000만원을 물렸다. 이번 도핑 테스트는 5월 KBO리그 엔트리에 등록되어 있는 선수 중 구단 별로 5명씩 총 50명에 대해 전원 표적검사로 실시했고,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도핑컨트롤센터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 나머지 49명은 모두 음성으로 판정됐다.
순위싸움에 한창인 한화는 최진행의 이탈로 적지 않은 타격을 입게 됐다. 최진행은 올 시즌 69경기에 출전해 팀 내 공동 최다홈런(13개)를 비롯해 타율 3할1리(209타수 63안타)에 42타점을 기록 중이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이날 대전 넥센전을 앞두고 소식을 접한 뒤 “본인이 약 성분이 안 적혀 있어서 그냥 집에서 먹은 것 같다. 스프링캠프부터 그렇게 열심히 하고 아픈 상태에서도 열심히 해 줬다”면서 “아쉽고 또 팬들께 죄송스럽다. 본인은 모르고 먹었다고 한다.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김 감독은 “최진행의 빈 자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한화 구단은 “최진행이 지인으로부터 프로틴(단백질 보충제)을 권유 받아 먹다가 식약청 허가를 받지 않은 것을 뒤늦게 확인하고 복용을 중지했다. 선수도 반성 중”이라고 밝혔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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