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전 여군ㆍ손녀 3년째 캠페인 진행
“사진 속 주인공들 중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이건 단순한 사진 이상이며, 가족의 보물입니다”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미 여군이 참전자 가족과 3년째 한국전쟁 당시의 흑백 사진 속 미군들을 찾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25일 CNN은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베티 퍼킨스-카펜터(85)와 또 다른 참전자의 손녀인 티아나 스티븐스가 1950년 6월 한국전쟁이 시작된 후 초반 3개월동안 미 국방부가 촬영한 흑백 사진들 속 주인공들과 그의 가족들을 찾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138장의 사진들 중 일부의 뒷면에는 등장인물의 이름, 계급, 위치 등이 적혀있지만, 대다수는 신원과 장소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 사진들은 브랜다 크래턴버그라는 여성이 자신의 부친이 신문사에 일하면서 수집한 유품이라며 한국전참전자협회에 기증하면서 세상에 나왔다. 이 협회 회원인 퍼킨스-카펜터는 2012년 협회 기관지에 1차로 이 사진들을 공개했고 지역 방송국에도 제공했다.
스티븐스는 지역방송이 보도한 사진 속에서 2005년 작고한 조부의 모습을 찾았다. 가족 사진 속 조부의 모습과 대조해 동일 인물임을 깨달은 스티븐스는 “말 그대로 제 자리에서 팔짝팔짝 뛰었다”며 “잃어버린 보물을 찾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이후 스티븐스는 퍼킨스-카펜터와 함께 사진 속 다른 주인들을 찾아 나섰다. 한국전쟁 후 60여 년이 지나 많은 참전자가 세상을 떠나는 등 “사진의 주인을 찾을 시간이 별로 없기 때문”이었다. 이들은 사진업체의 협조로 사진들을 스캔 했고 캠페인을 홍보할 웹사이트(koreanwar.democratandchronicle.com)도 개설했다.
이를 통해 60여년 전 젊은 시절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 이들은 감회에 젖었다. 당시 22세였던 한 참전자(86)는 일본 오키나와에서 1950년 동료와 함께 B-29 폭격기에 폭약을 점검하던 자신의 모습을 사진에서 발견하고는 “어안이 벙벙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상공에서 적의 공격을 받으며 작전을 수행했고, 그 과정에서 많은 동료가 죽었다”고 회상했다.
박소영기자 sosyo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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