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기고] 성장 위해 첫걸음 뗀 사이버보안 산업

입력
2015.06.25 11:45
0 0

‘정보보호산업의 진흥에 관한 법률’이 지난 22일 공포되었다. 그간 정보보호 산업이 부수적인 산업 정도로 치부되어온 점을 감안하면 큰 진전이다. 국내에서는 3ㆍ20, 6ㆍ25 사이버테러, 금융기관의 개인정보 유출, 랜섬웨어에 의한 기업 피해 등 사이버 안보의 위험이 계속되어 왔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직접적인 대응체계를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정보보호분야의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관련 기술과 서비스 및 제품을 더 전략적으로 육성해야 할 필요가 있다. 미국 영국 중국 일본 등 주요 국가에서도 사이버보안을 국가방어의 중요 영역으로 인식하고, 관련 정책의 개발과 더불어 산업 육성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따라서 이번에 제정된 정보보호산업진흥법은 투자부족, 저가경쟁, 인력유출 등 그간 정보보호산업 성장의 발목을 잡았던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본격적인 산업 육성의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사실 정보보호산업은 여타 산업과 달리 단순히 돈을 버는데 그치지 않고, 국가 주요 기반시설 및 제어 시스템의 보호를 담당하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정보보호산업은 우선 ‘사이버방위산업’이다. 최근 중국과 미국 간 국방, 인사 기밀 자료 해킹 논란, 이란의 원자력발전소에 대한 공격 등에서도 볼 수 있듯 국가 간 분쟁이 사이버전으로 확대되고 있다. 한 외신은 북한이 군 예산의 10~20%를 사이버전에 투입, 도시 기능을 마비시키는데 초점을 둔 사이버공격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하기도 하였다. 이 같은 사이버 공격에 대응하는 것은 국가의 자주권과도 직결되는 문제이다.

둘째, 정보보호산업은 ‘사회안전사업’이다. 수도, 철도, 지하철, 병원, 홍수관리시스템 등 이제 우리 사회의 기본시스템은 정보통신기술(ICT)시스템을 통해 운영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만에 하나 이들 시스템에 침해 사고가 발생한다면 큰 사회적 혼란 및 재해로 이어질 수 있고 피해 규모는 산정하기조차도 어렵다. 우리 주변의 각종 제어시스템이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ICT 보급과 확산이 세계 최고 수준인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더 큰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이들 시스템의 보호를 담당하는 정보보호산업은 우리 사회안전망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다.

셋째, 정보보호산업은 ‘미래성장산업’이다. 정보보호분야의 세계시장 규모는 지난해 2,097억달러, 향후 연평균 성장률은 10.5%로 지속적인 강세가 예상된다. 또한 에너지ㆍ의료ㆍ가전 등 기존 산업이 ICT와 빠르게 융합하는 가운데 보안 산업의 영역 또한 사물인터넷의 성장과 동시에 확산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의 경우 네트워크에 연결될 수 있는 의료기기의 경우 정보보호가 뒷받침되지 않은 제품은 판매할 수 없도록 규제하고 있다. 향후 ICBM(사물인터넷, 클라우드, 빅데이터, 모바일) 중심의 융ㆍ복합을 통해 신산업, 신시장이 본격적으로 탄생할 때도 정보보호는 기본이 되는 분야다. ICT 융합의 진전과 함께 정보보호를 성장동력으로 육성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사이버보안 문제는 창과 방패의 싸움과도 같다. ICT 산업이 고도화될수록 이에 대한 보안 위협도 더욱 지능적으로 진화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정보보호 산업은 국민 안전과 직결되는 안전 산업인 동시에 지속적인 성장이 예측되는 성장산업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는 올해를 정보보호산업 도약의 원년으로 삼고 관련 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사이버보안이 골칫덩이에서 먹거리 산업으로 환골탈태(換骨奪胎)하고, 우리나라가 국토는 좁지만 사이버 영토는 가장 넓은 나라가 될 수 있도록 기업과 정부가 힘을 모아 나갈 것이다.

최재유 미래창조과학부 차관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