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나라 곳간' 통계 미국보다 40일 늦어… 추경 편성 땐 '뜬구름 잡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나라 곳간' 통계 미국보다 40일 늦어… 추경 편성 땐 '뜬구름 잡기'

입력
2015.06.25 04:40
0 0

재정수지 공개 늦어 논란

"전망치라도 국회에 알려야"

정부는 2013년 17조3,000억원에 달하는 추가경정(추경) 예산을 편성하면서 그 중 12조원을 국세수입 결손을 막기 위한 세입경정 예산으로 배정했지만 그 해 연말 드러난 세수 결손 규모는 8조5,000억원에 달했다. 당시 정부와 국회는 4월부터 추경 준비에 들어갔는데 국세수입 통계가 1월치 밖에 없어 세수 결손 전망이 부정확했던 탓이란 지적이 적지 않았다.

비슷한 장면이 올해에도 연출되고 있다. 정부가 추경 편성 방침을 굳히고 규모를 조율 중이지만, 국세 세수 실적은 4월까지 통계만 나와있을 뿐이다. 국회조차 “작년보다는 상황이 좋아졌다”(22일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국회 대정부질문 답변)는 막연한 말만 믿어야 하는 상황이다.

24일 기재부, 국회예산정책처 등에 따르면 정부가 세수 실적 등 재정통계를 신속히 내놓지 않아 추경이나 예산 편성 시 세수 결손 규모나 세수 전망에 대한 예측이 부정확해진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기재부가 23일 발표한 ‘6월 재정동향’은 올해 1~4월 세수 실적만 담고 있어 5월 종합소득세 신고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에 따른 소비 위축이 세수에 미치는 영향 등은 반영돼 있지 않다. 재정통계 시차가 2개월에 달하다 보니 매년 10월 시작되는 국회 예산 심의 때도 8월까지 재정통계만 보고 이듬해 세입 전망을 추측해야 한다. 이는 결국 ‘장밋빛 세수 전망’으로 이어진다는 지적이다. 실제 예산정책처가 최근 3년간 세입 전망을 조사한 결과 8월 통계로 세입을 예측했을 때 오차가 10월 통계로 예측했을 때보다 1.6%포인트 가량 컸다.

반면 주요 선진국은 재정통계를 훨씬 일찍 발표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3개국(뉴질랜드 제외) 가운데 월별 재정통계 공개 시차가 50일이 넘는 국가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3곳밖에 없다. 미국 재무성은 매달 8일째 근무일에 전월 재정통계를 공개한다. 우리보다 40일 가량 빠르다. 영국은 매월 15일째 근무일에, 독일은 매월 20일 전후에 각각 전월 재정통계를 공개한다.

이에 대해 조만희 기재부 조세분석과장은 “외국과 세입 여건이 달라 단순 비교가 어렵다”며 “정부 통계 신뢰성 등을 감안하면 느리더라도 정확한 숫자를 발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속한 집계가 가능한 주요 세목만이라도 좀 더 빨리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심혜정 예산정책처 세수추계과장은 “뒤늦은 세수 추계 공개가 몇 년 째 막대한 세수 결손을 야기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재정 통계를 일찍 공개하는 데서 오는 장점이 미세한 오류 발생 가능성 등 단점보다 훨씬 크다”고 말했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교수도 “세수 추계의 정확성을 높이려면 최소한 추경이나 국회 예결산 심사 때는 전망치라도 국회에 공개하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세종=이성택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