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눈] 설상가상 맹기용 논란
올해로 셰프 경력 4년 차인 맹기용(28)이 온라인에서 수난을 겪고 있다. 셰프 자질 논란에 이어 레시피 도용 논란까지 엎친 데 덮친 격이다. 급기야 그의 어머니까지 나서서 아들에 대해 해명하느라 진땀을 뺐다.
‘20대 훈남 셰프’ ‘엄친아’로 불리며 방송계에 데뷔한 맹기용은 준수한 외모로도 시청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MBC ‘찾아라! 맛있는 TV’, EBS ‘최고의 요리비결’ 등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다.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도 출연한 그는 MC 김구라를 통해 홍익대 공과대학을 수석으로 입학하고 부모님이 모두 카이스트 교수라는 사실이 밝혀져 ‘엄친아’로 떠올랐다. 여기까지는 그의 활동에 무리가 없는 듯 보였다.
그런데 지난달부터 JTBC ‘냉장고를 부탁해’에 얼굴을 내밀면서 이상 기류가 흐르기 시작했다. 이 프로그램은 요리로 명성을 얻은 실력자들이 대결을 펼치기 때문에 요리 실력 하나만큼은 ‘보증’되어야 했다. 그러나 15분 요리대결은 그에게 벅차 보였다. 힙합듀오 지누션의 지누에게 꽁치 통조림을 활용한 샌드위치 ‘맹모닝’을 만들어주면서 혹평이 이어졌다. 먹어보지 않아도 비린내가 진동할 것 같은 꽁치 샌드위치는 누가 봐도 실망스러운 요리였다. ‘엄친아’에게 기대를 걸었던 시청자와 네티즌은 셰프 자질 논란을 일으키며 ‘맹꽁치’라는 별명까지 붙여줬다.
15분 안에 완벽하다 싶을 정도의 요리를 완성해야 하기 때문에 경력이 짧은 요리사들에게는 힘든 미션임에 틀림없다. 그렇기에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했다는 것은 그 정도의 실력과 노련함, 센스 등을 복합적으로 보여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김풍과 박준우는 정식 셰프는 아님에도 나름의 노하우로 설득력 있는 음식을 내놓아 비난의 화살을 맞지 않았다. 김풍은 자취 경험을 살려 ‘김풍식 자취요리’로 깜짝 놀랄 만한 레시피를 내놓고, 박준우도 올리브TV ‘마스터셰프 코리아’에서 준우승을 할 정도로 요리의 감각적 센스를 발휘 중이다. 그러니 시청자가 볼 때 맹기용의 실력에 의혹을 품을 수밖에 없다.
심지어 지난 8일 ‘냉장고를 부탁해’는 맹기용만을 위한 ‘3분 엔딩’까지 마련해 오히려 논란에 논란을 키웠다. MC와 셰프들은 첫 출연이기에 긴장할 수밖에 없다고 그를 감쌌지만 시청자의 반감만 샀다. ‘냉장고를 부탁해’는 이제껏 단 한 번도 셰프들에게 그러한 해명 자리를 마련해 준 적이 없어 ‘특별대우’라는 인상까지 심어줬다.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날 방송에서 맹기용은 가수 홍진영을 위해 만들어준 ‘이롤슈가’로 김풍의 ‘흥칩풍’을 제치고 승리했지만, 네티즌은 “김풍이 희생양이 됐다”며 연이은 의혹을 내비쳤다. 김풍의 ‘흥칩풍’도 설탕을 이용한 화려한 데커레이션과 맛으로 절대 밀리지 않은 요리를 선보였기 때문이다.
22일 방송도 그냥 넘어가지 않았다. 그가 소녀시대의 써니를 위해 오징어를 갈아서 소시지처럼 만든 ‘오시지’가 레시피 도용 논란에 휩싸인 것이다. 이 요리로 그는 2승을 거머줬다. 그런데 방송 직후 네티즌들은 5년 전 한 블로거가 선보인 레시피와 비슷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해당 블로그에 올라온 ‘오징어 소시지’와 맹기용의 ‘오시지’의 모습은 거의 흡사할 정도로 닮아 있다. 또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설 뻔한 맹기용. 그 해당 블로거는 “내가 만든 레시피와는 엄연히 다르다”는 입장을 24일 직접 밝혔다.
그에 대한 세간의 논란이 안타까웠던 걸까. 맹기용의 어머니인 김태남씨가 24일 아들에 대한 오해를 풀기 위해 직접 나섰다. 그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요즘 저희 아이에 관해 여러 얘기가 오가고 있다”며 “혼란스러우실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에 글을 올린다”고 적었다.
그는 “우리 아들이 ‘금수저’로 분류되다니”라며 “아들은 어려서부터 친구들에 비해 적은 용돈을 받아왔고, 검소한 복장으로 자라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맹기용이 부모가 원하는 길이 아닌 요리를 시작하면서 어떠한 지원도 받지 않으려 했던 점 등을 구구절절 설명했다. 그러면서 “누구보다도 심성이 바른 아이다. 뻔뻔하지도 못해 잘 모르고 실수에도 무척 마음을 쓰고 있는 거 같다”며 “아이에게 어떠한 잘못이 있더라도 부족함과 실수에 대한 미숙한 대처는 있겠지만 부도덕한 아이는 아니다”고 아들을 감쌌다.
강은영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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