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리니스트 이지혜(29)가 독일 명문 오케스트라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의 제2바이올린 악장으로 임명됐다. 이 교향악단에서 한국인이 정식 단원으로 임명된 것은 처음이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은 24일 이지혜가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단원 투표에서 80% 이상의 찬성표를 얻어 제2바이올린 악장으로 임명이 결정됐다고 밝혔다. 세계적인 지휘자 마리스 얀손스가 상임지휘자로 있는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은 2008년 영국의 클래식 전문잡지 그라모폰이 선정한 ‘월드 베스트 오케스트라 20’에서 6위에 오른 세계 정상급 오케스트라다.
이지혜는 오디션과 단원 투표로 악장을 선발하는 오케스트라 전통에 따라 기존 단원 1명과 지난해 12월부터 6개월간 11개 과제를 경합해 동양인으로도, 여성 연주자로도 처음으로 바이올린 악장을 맡게 됐다. 이지혜는 “선발 과정 초기에는 동양의 어린 여자 연주자로, 보수적인 성향이 강한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눈길조차 얻을 수 없어 힘들었다”며 “단 한 명이라도 좋으니 나를 믿게 하겠다는 마음으로 임했는데 이런 결과를 얻게 돼 울컥했다”고 말했다.
1999년 금호영재콘서트로 데뷔한 이지혜는 2004년 예후디 메뉴인 국제 콩쿠르 3위, 2005년 사라사테 국제 콩쿠르 1위, 2009년 레오폴트 모차르트 콩쿠르 1위, 2011년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 3위 등 세계 유수 콩쿠르에서 실력을 인정받았다. 러시아 마린스키 극장 오케스트라, 북체코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등과 협연하며 유럽 무대에 섰다. 2012~2013년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아카데미 단원, 2013~2014년 독일 아우스부르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악장을 지냈다.
이윤주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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