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함태수] 한화 4번타자 김태균(33)이 빠르게 타점을 쌓고 있다. 2005년 이후 10년 만에 100타점을 넘길 페이스다.
그 동안 김태균에 대한 시선은 엇갈렸다. 4,000타석 이상을 소화한 한국 프로야구 타자 가운데 통산 타율이 3할2푼으로 1위, 통산 출루율도 4할2푼5리로 1위였지만, 4번 타자로는 2% 부족하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2013~2014년 4번 타순에서 600타석 이상을 소화한 타자 가운데 김태균은 홈런 개수(26개)가 박병호(88개ㆍ넥센) 최형우(43개ㆍ삼성) 나지완(30개ㆍKIA) 뒤였다. 타점도 127개로 박병호(240개) 나지완(172개) 최형우(147개)보다 적었다.
김태균은 2008년 홈런왕(31개) 타이틀을 거머쥐었고, 타점은 2004년(106개)와 2005년(100개) 두 시즌 연속 2위에 올랐다. 전형적인 거포는 아니지만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타이틀에 도전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상대 투수가 승부를 피하면서 볼넷과 함께 출루율만 높아져갔다. 그를 향한 평가와 시선이 엇갈린 것도 일본에서 돌아온 뒤 한화의 4번 타자를 받쳐줄 만한 동료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김태균은 다르다. 햄스트링 통증으로 6경기를 거르고도 승부처마다 홈런을 폭발하며 4번의 이미지를 굳히고 있다. 특히 타점이 57개로 시즌 100타점 고지를 넘어설 조짐이다. 그는 지난 23일 대전 넥센전에서도 4회말 1사 1ㆍ2루 때 상대 피어밴드의 2구째 체인지업(128㎞)을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기는 선제 스리런포로 연결했다. 시즌 13호로 최진행과 팀 내 홈런 부문 공동 선두. 4월 22경기에서 4홈런을 쏘아 올린 그는 5월 21경기에서 3홈런, 6월에는 18경기에서 6개의 아치를 그리며 이 달에만 27타점을 쓸어 담았다.
김태균은 최근 "투수들이 나와 승부를 한다"는 말을 했다. 최진행이 5번 타순에서 한 방씩을 쳐주면서 상대 팀 입장에서는 김태균을 무조건 거르는 게 능사가 아니게 됐다는 말이다. 13개의 홈런 중 8개가 주자 있는 상황에서 나왔다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 만루포 한 방에, 3점포 3방, 2점 홈런이 5개다.
김태균은 그만큼 무서워졌다. 천안북일고를 졸업하고 겁 없이 휘두르던 거포 막내가 십 년 만에 돌아왔다.
사진=한화 김태균.
함태수 기자 hts7@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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