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이슬람교의 단식 성월 라마단을 맞아 시리아에서 꾸란(이슬람 경전) 암송대회를 열면서 여성 성노예를 상으로 내걸었다는 문서가 나와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18일 시작된 라마단을 앞두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확산한 이 문서에는 IS가 장악한 시리아 알바라카주의 ‘종교부’가 발행했다고 적혀 있다. IS는 시리아 북동부 하사케주를 알바라카주로 부른다. 이 문서에 따르면 이번 대회는 라마단 첫날부터 스무번 째 날(내달 7일)까지 하사케주에 위치한 4개 모스크에서 열린다.
이들이 지정한 꾸란 암송 구절은 4개 수라트(장·章)로, 이슬람 교도에게 부여된 종교적 의무인 지하드를 강조하는 내용이다. 무슬림은 예언자 모하마드가 유일신 알라에게 꾸란을 계시 받은 ‘권능의 밤’이 포함된 라마단에 꾸란을 읽으면 다른 때보다 많은 축복을 받는다고 믿는다.
논란은 대회에서 1~3위를 차지한 이들에게 상으로 여성 성노예를 준다는 대목이 문서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불거졌다. IS는 이라크 야지디족 등 소수민족 여성 수천명을 납치해 성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물론 이들을 성노예로 두고 각종 폭력을 일삼아 비난 받고 있다. 4~10위까지는 10만~5만 시리아리라(약 50만~25만원)의 현금이 주어진다. 시상식은 라마단 종료를 기념하는 명절인 ‘이드 알피트르’ 첫날 열린다고 문서에 나왔다.
앞서 IS는 시리아에서 라마단 기간 중 낮 동안 음식을 먹었다는 이유로 10대 2명을 교수형에 처하기도 했다. 22일 시리아인권관측소(SOHR)의 라미 압델 라흐만 소장은 “IS가 18세 미만의 소년 2명을 교수형에 처했다고 시리아 데이르에조르 주의 마야딘 마을 주민들이 보고해왔다”고 전했다. 라흐만 소장은 “정오쯤 목을 매달아 처형된 이들 소년의 시신이 밤 늦게까지 교수대에 걸려 있었다”면서 “이 소년들이 음식을 먹다가 체포됐다”고 덧붙였다. 소년들의 시신에는 ‘종교적으로 타당한 이유 없이 금식을 어겼다’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가 걸려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슬람 율법 샤리아에 의거해 엄격한 통치를 하고 있는 IS는 이라크, 시리아 등 장악지역 내 시민들을 극악하게 억압하고 있다. IS는 샤리아를 어기는 이들에게 참수형과 돌팔매형, 십자가형, 태형 등을 내리는 것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신지후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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