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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눈] 뻔뻔한 장동민, 뻔뻔한 방송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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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눈] 뻔뻔한 장동민, 뻔뻔한 방송사

입력
2015.06.23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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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민이 23일 열린 tvN '더 지니어스: 그랜드파이널'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CJ E&M 제공
장동민이 23일 열린 tvN '더 지니어스: 그랜드파이널'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CJ E&M 제공

여성비하 발언 등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장동민이 자숙 기간도 없이 새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장동민은 27일 첫 방송을 내보내는 CJ E&M의 tvN 예능 프로그램 ‘더 지니어스: 그랜드파이널’에 출연한다. 그는 23일 서울 마포구 CGV상암점에서 열린 이 프로그램 제작발표회에도 참석해 “얼마 전 과거 발언으로 상처받았던 분들께 다시 사과 드린다”며 “진심으로 죄송하고 앞으로 방송 열심히 해서 보답하도록 하겠다”고 다시 한번 사과의 뜻을 전했다. 연출을 맡은 정종연 PD는 “장동민이 방송을 쉬려고 했다면 이 프로그램 전체를 다시 기획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않아서 기획 그대로 진행했다”고 말했다.

장동민은 지난해 팟캐스트 방송 ‘옹달샘과 꿈꾸는 라디오’를 진행하며 여성을 비하하고 삼풍백화점 사고 피해자를 모욕한 사실이 올해 4월 뒤늦게 알려지면서 거센 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장동민은 이후에도 자숙 기간을 갖지 않은 채 tvN 예능 프로그램 ‘코미디빅리그’, KBS 2TV ‘나를 돌아봐’, JTBC ‘크라임 씬 2’, ‘엄마가 보고 있다’에 계속 출연했다. 그는 당시 “우리가 하차를 논할 수 없으며 방송 제작진에게 전적으로 결정을 맡기고 결과를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장동민은 여성 비하 발언을 만회하려는 듯 이날 제작발표회에서 "여성 출연자가 우승했으면 좋겠다. (여성 출연자들을) 존경한다"고 말했다.

사안이 조금씩 다르지만 강호동, 김구라, 이수근, 노홍철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연예인들은 대부분 1년 이상 방송 활동을 중단하며 자숙 기간을 가졌다. 그러나 장동민은 기자회견을 열어 사과를 한 것이 전부였다. 한 지상파 방송사 PD는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킬 만큼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 연예인이 최소한의 자숙 기간도 없이 사과 한 마디만 하고 방송 활동을 계속 하는 건 시청자를 무시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그런 연예인을 출연시키는 제작진과 방송사도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포털 사이트와 SNS에서도 장동민의 새 프로그램 출연에 대한 여론은 부정적이다. "방송 활동을 중단하고 자숙하고 있어도 시원찮은 판에 방송을 열심히 해서 보답하겠다니 시청자를 우롱하는 것 같다.”“원래 출연하고 있던 프로그램은 어쩔 수 없었다 치더라도 새 프로그램에 들어간다는 건 반성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게 한다” “장동민을 계속 출연시킨다는 건 한국 방송계가 얼마나 도덕적 해이에 빠져 있는지 방증한다” “이런 연예인을 출연시키는 방송 프로그램은 수준이 그 연예인만큼이라는 걸 스스로 말하고 있는 듯하다” 등의 글이 잇따르고 있다. 고경석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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