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에서 유일하게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확진 환자(90번ㆍ사망)가 발생, 지역 전체가 공포에 휩싸였던 옥천군이 안정을 찾고 있다.
23일 충북도 메르스대책본부에 따르면 90번 환자와 접촉해 격리된 옥천 주민 1명에 대한 자택격리 조치가 이날로 풀렸다. 이로써 90번 환자와 직ㆍ간접적으로 접촉해 자택격리됐던 옥천지역의 주민ㆍ의료진 89명 전원이 보건당국의 관리대상에서 해제됐다. 삼성서울병원을 방문했던 90번 환자가 지난 8일 대전 을지대병원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후 꼭 보름만에 메르스를 별탈없이 이겨낸 것이다.
사실 90번 환자는 ‘3차 수퍼전파자’후보로 알려지면서 지역을 공포로 몰아넣었다. 그가 메르스 확진을 받기 전까지 마을 주민들과 접촉하고 옥천군내 병ㆍ의원, 한의원을 드나든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옥천군의 선제적이고 능동적인 대응이 이런 우려를 씻어낼 수 있었다.
김영만 옥천군수는 지난 4일 옥천 성모병원에 일찌감치 간이진료소 설치를 지시했다. 군청 공무원 159명과 보건소 직원 120명을 격리자 모니터링에 즉각 투입, 메르스 확산 예방에 주력했다.
공무원·보건소 직원 3명이 한 조를 이뤄 자택격리자 1명에 대해 매일같이 이상 증세 여부를 확인했다.
또한 90번 환자가 거친 병원 등 이동 경로를 신속히 공개해 주민들의 접근도 조기 차단했다.
옥천 지역이 메르스 여파에서 벗어나는 데는 민간의 역할도 컸다.
이 지역 약사회가 영양제를 무상 공급하고 양계 농장은 달걀을 지원했다. 주민들은 자발적인 소독 활동에 나섰다.
군보건소 관계자는 “민간의 지원 덕분에 자택격리로 약해진 주민들의 체력과 면역력을 보강할 수 있었다”고 했다. 주민들은 빠르게 일상을 되찾고 있다. 메르스 발생 이후 폐점하다시피 했던 읍내 상가들은 하나 둘씩 다시 문을 열고 있다. 그동안 휴업에 들어갔던 43개 어린이집과 유치원, 초등학교도 22일부터 정상 수업을 하고 있다.
충북도내에는 23일 현재 52명의 자택·병원 격리자와 186명의 능동감시 대상자가 있지만 별다른 증세가 나타나지 않아 이번 주말을 고비로 진정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충북도는 사태 종식에 맞춰 메르스로 인한 각종 후유증을 치유하기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두를 참이다. ‘메르스 후유증 치유대책본부’를 꾸려 해외관광객 유치 차질, 의료기관의 타격, 음식점과 전통시장의 피해 등 분야별 후유증을 파악해 지원책을 마련키로 했다.
한덕동기자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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