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4월까지 정부의 세금 걷는 속도가 지난해보다 다소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향후 세수 실적은 다시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23일 기획재정부의 ‘월간 재정동향’에 따르면 올해 1~4월 국세가 총 78조8,000억원 걷혀 예산(221조1,000억원) 대비 35.6%의 진도율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진도율(34.4%)보다 1.2%포인트 높은 수치로, 사상 최대 규모인 10조9,000억원의 세수 결손이 발생했던 작년에 비하면 그나마 나아진 성적이다.
특히 법인세와 소득세 진도율이 각각 38.8%, 29.8%로 전년 동기(34.3%ㆍ27.6%)보다 눈에 띄게 높아졌다. 조만희 기재부 조세분석과장은 “국세청의 노력으로 법인세 신고 실적이 개선됐고, 부동산 경기가 활성화되면서 양도소득세 수입도 늘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에 발표된 세수 실적은 5월말부터 퍼진 메르스 효과가 반영되지 않아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메르스에 따른 내수 위축 여파는 5월 이후 부가가치세, 소득세 실적 등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여 올해 세수 결손 규모가 현재 예상치인 6조~7조원 수준을 넘어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세종=이성택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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