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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양국 전략경제대화에 400명 파견…초반 '남중국해'·해킹' 기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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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양국 전략경제대화에 400명 파견…초반 '남중국해'·해킹' 기싸움

입력
2015.06.23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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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제츠(왼쪽)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22일 미국의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의 생가인 버지니아주 마운트버넌에서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마운트버넌=신화 연합뉴스
양제츠(왼쪽)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22일 미국의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의 생가인 버지니아주 마운트버넌에서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마운트버넌=신화 연합뉴스

제7차 미중 전략경제대화와 제6차 미중인문교류고위협상이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시작됐다. 남중국해 인공 섬 건설과 사이버 해킹 등의 문제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미ㆍ중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9월 방미를 앞둔 가운데 이틀간 열리는 이번 만남에서 어떤 태도를 보일 지 주목된다.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은 이날 오전 미국 국무부 애치슨 대강당에서 개막연설을 통해 “미국과 중국은 21세기를 규정할 미래의 협력에 대해 정직하고 솔직하게 대화해야 한다”고 전제한 뒤, 남중국해 문제를 거론하며 “주요 무역루트를 유지하기 위해 세계의 바다는 개방되고 보호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부통령은 특히 “외교를 버리고 협박과 위협을 통해 분쟁을 해결하려는 국가나 다른 나라들의 침략에 눈을 감는 국가들은 불안정을 초래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바이든 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중국이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군도)에 건설 중인 인공섬 건설이 국제적 해양질서와 ‘항행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는 미국 정부의 기존 입장을 거듭 확인한 것이다.

아울러 제이컵 루 미국 재무장관은 "우리는 국가가 후원하는 산업기밀 사이버 절취행위를 깊이 우려하고 있다"며 "우리는 인터넷이 성장과 번영을 추동하도록 하는데 공통의 이해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지난 4월 말 미국 전·현직 연방공무원 400만 명의 정보가 유출된 해킹사건의 배후로 중국의 해커들을 지목하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 측 대표단을 이끄는 왕양 국무원 부총리는 "미국과 중국은 대결과 충돌의 오랜 경로를 피해야 한다"며 "일부 사안에서는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고 있지만, 대화는 항상 대결보다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측은 미국이 남중국해 분쟁에 개입하는 것을 내정간섭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대화는 오는 9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국빈방문을 앞두고 의제를 사전 점검하는 성격을 띠고 있어 양측이 정면대결 은 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는 23일 사설에서 이번 미중 전략경제대화는 시 주석의 방미를 위한 길을 닦는 게 첫 번째 목적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 매체는 “양국은 이번 고위급 대화를 통해 남중국해 문제와 사이버 해킹 문제 등 양국간 뜨거운 문제의 온도를 낮춰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최근 남중국해 인공 섬 건설이 거의 마무리됐다고 밝히면서 양국 갈등의 수위를 다소 낮추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이번 미중전략경제대화에 참석하는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도 22일자 포린폴리시에 기고한 글에서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서 거론하지 않았다. 양 국무위원은 대신 이란과 북한 핵 문제, 반(反)테러 대책, 핵 비확산, 사법공조, 기후변화, 에너지 및 환경, 과학기술 등을 이번 대화의 중요 의제로 꼽았다.

그러나 미국도 맞장구를 쳐 줄지는 미지수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22일 워싱턴에서 미국과 중국 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실무그룹 회의에선 양국의 군사 관계뿐 아니라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둘러싼 해상 갈등, 사이버 안보, 우주 개발, 이란과 북한, 아프가니스탄 문제 등에 대한 사전 의견 조율 등이 이뤄졌다. 존 커비 미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은 중국과의 관계 발전에 전념해왔다”며 “많은 부분에서 의견이 다른 점도 있지만 상호 이익을 위해 협력할 분야도 많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이번 전략경제대화에 400여명의 관리를 대거 파견했다. 미국 측에선 조 바이든 부통령, 존 케리 국무장관, 제이컵 루 재무장관 등이 참석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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