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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복기 끝났어도 확진자 잇따라 나오는데… 당국은 "증거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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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복기 끝났어도 확진자 잇따라 나오는데… 당국은 "증거 없어"

입력
2015.06.22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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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자료사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잠복기(최대 14일)가 지난 이후에도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때문에 잠복기를 기준으로 설정된 격리 기간을 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일각에서는 ‘4차 감염’ 발생을 인정하지 않는 정부가 감염 경로를 꿰맞추기 위해 궁색한 변명을 내놓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22일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신규 메르스 환자가 3명 추가돼 총 172명으로 늘고, 사망자도 2명이 늘어난 27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추가된 3명의 환자 중 171번(60ㆍ여)은 지난달 27~29일 가족과 함께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을 방문했다. 보건당국은 ‘슈퍼 전파자’로 알려진 14번 환자(35ㆍ남)에게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이 환자가 17일 발열 증상을 보여 검사를 받고 21일 확진된 점을 감안하면 최대 잠복기를 6~8일이나 넘겨 발병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환자는 123번(65ㆍ남ㆍ사망), 124번(36ㆍ남) 환자의 가족으로 두 사람이 11일 확진 판정을 받기 전까지 함께 지내 가족 간 감염 가능성도 큰 상황이다. 그러나 보건당국은 “역학조사 결과 메르스가 잠복 기간을 벗어나 발병했다는 증거가 없다”며 “앞서 9~11일에 미열로 메르스 검사를 해 한차례 음성 판정을 받았는데 당시 객담이 적어 검사 결과가 불확실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172번 환자(61ㆍ여)도 메르스 바이러스에 노출된 시점은 1일이지만 21일에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대전 대청병원서 간병인으로 일한 이 환자의 경우 방역당국의 계산 착오로 자가격리가 해제된 상황에서 확진 판정을 받는 어이없는 일이 발생했다. 이 환자는 당초 2명의 환자와 접촉해 13일까지 자가격리된 후 해제됐다. 뒤늦게 보건당국이 다른 환자와도 접촉한 사실을 파악해 15일 재격리에 들어갔으나, 이 환자는 14일 주민센터를 방문하기도 했다.

18일부터 5일 연속 메르스 환자 발생 숫자가 3명 이하로 주춤하면서 진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보건당국의 방역 구멍은 여전하다. 170번(77ㆍ남) 환자처럼 방역당국의 관리 대상에서 제외돼 병원을 돌다 확진 받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 이 환자는 건국대병원에서 76번(75ㆍ여ㆍ사망) 환자와 접촉했으나 병실이 상대적으로 멀다는 이유로 격리 대상에 들어있지 않았다. 한양대 구리병원에서 확진 판정을 받기까지 19~20일 경기 구리시 소재 카이저재활병원 입원, 20일 속편한내과를 방문한 것으로 드러나 구리시 전체가 비상이 걸렸다. 특히 카이저재활병원은 메르스에 치명적인 치매, 와상환자 등 고령자가 많다. 또 이 병원이 위치한 건물에는 예식장, 학원, 은행 등이 있어 수천명에 달하는 노출자를 일일이 가려내기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채지은기자 cj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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