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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Seoul의 표기와 발성

입력
2015.06.22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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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화요일: The Art of Conversation (회화의 비법)

대한민국 수도 서울은 영어로 ‘Seoul’이라고 표기한다. 그런데 왜 그렇게 철자하느냐는 질문이 세계 도처에서 수시로 들어온다. 한국인은 ‘서울’이라는 단어를 두 개의 음절로 보고 개별 발음을 이어간다. 하지만 영어권이나 다른 언어권에서는 ‘Seoul’이라는 철자가 이상해 보이고 하나의 음절로 발성 가능해 보이기 때문에 Sole, Soul, Sol 등으로 적기도 한다. 외국인들이 1음절 발성을 하는 것이나 우리나라 젊은 세대가 문자 통신에서 줄임말로 ‘설에서 만나요’처럼 줄여 쓰는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서울의 어원은 무엇인지 살펴보자. 삼국시대와 신라의 수도는 ‘서벌’ ‘서라벌’ ‘서나벌’ ‘사라’ ‘사로’ 등이었는데 모두 한문으로 표기를 했다. 하지만 한문이 어려웠던 일반 대중은 ‘서울’이라는 쉬운 명칭을 애용했고 이것이 정착되었다는 주장이 있다. 혹은 태조 왕건의 일화 중 눈이 녹은 곳 ‘설울’이 ‘서울’로 변한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한국의 모든 도시 명은 한자어로 적을 수 있는데 유일하게 ‘서울’만 순우리말이다. 이제 와서 조선시대 문헌을 참고하여 ‘서울’을 억지로 한자어 표기하여 ‘徐蔚’로 적으려는 시도는 부질없는 일이다. ‘서울’을 순 우리말로 여기고 영어 spelling과 발성 차이 문제를 세계화 차원에서 잘 대비해 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

도시명으로서의 ‘서울’은 1840년대부터 프랑스 독일 이태리 영국 등 유럽의 선교사와 작가를 통해 세계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맨 처음 프랑스 신부가 ‘Seoul’로 스펠링한 게 1836년인데 대중들의 ‘서울’ 발음을 듣고 자기 나라 언어로 적은 것이 ‘Seo-ul’이 되었고 이것이 1848년 이탈리아의 가톨릭 교지에 실리기도 했다. 당시 기록을 보면 수도라는 개념의 용어로 한양 서울 등이 소개되었고 이런 내용이 1890년대에 한국 내 영어 월간 소식지에 나오면서 자연스럽게 ‘Seoul’로 적게 되었다. 일부 기록을 보면 ‘한국 대중의 발음을 로마자로 표기한다면 Seoul보다는 Syoul이 더 한국인들의 원음 발음에 가깝다’는 촌평도 있다. 이제는 세계인 누구나 아는 한국의 ‘서울’이 아직도 Seoul, Sool, Soul, Sye-oul, Sowl, Sool, Sau-ull, Saw-ool 등으로 다르게 표기되는 것을 적극적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 영어권과 로마자 표기 발성에서는 첫 음절을 강하고 길게 내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쏠’처럼 1음절 발성을 하고 뒷부분을 약하고 빨리 하면서 자연스럽게 Soul, Sole 같은 기존의 단어를 연상하는 외국인이 많다. 한글 체계를 공부한 외국인들이 ‘서울’은 2음절이기 때문에 따로 떼내어 ‘서’는 Seo로, ‘울’은 ul로 적는다고 해설까지 해주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서울’을 ‘쏠’이나 ‘쎄울’처럼 엉뚱하게 발성하는 외국인들을 위해서는 ‘서울’은 분명히 2음절 발성이며 그 원음은 이렇다라고 적극 제시해 나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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