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사무총장 인선으로 공히 속앓이를 거듭하고 있다. 당내 계파 갈등이 내년 총선을 겨냥한 체제변화의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새누리당에서는 지난주 사무총장ㆍ부총장단과 대변인단 등 개편 대상 당직자들이 일괄 사표를 낸 가운데 후임 사무총장 자리를 놓고 갈등이 번지고 있다. 김무성 대표 주위에서는 수도권 표심을 고려해 이 지역의 3선 의원인 한선교 의원의 이름이 집중 거론되고 있으나, 서청원 최고위원과 가까운 의원들이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원은 22일 “한 의원이 당 의원들과 폭넓게 소통하는 스타일은 아니라 사무총장으로서 적합한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속내는 지난해 7ㆍ14 전당대회에서 서 최고위원이 아닌 김 대표를 밀었다는 불만이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의원 외에도 역시 수도권 3선인 진영ㆍ정두언 의원이 거론되지만, 청와대와 매끄럽게 소통할 수 있을지 여부가 관건이다. 진 의원은 보건복지부장관 시절 기초연금 문제를 두고 청와대와 대립했고, 정 의원은 옛 친이계 소장파다.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김 대표는 결국 이날도 “어제 명단 보고 구상해봤는데 급한 일도 아니고 머리도 아프고 해서 조금 (인선을) 늦추겠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에서는 최재성 의원 카드를 두고 당 대표와 원내대표 간 갈등이 폭발했다. 문재인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최 의원을 확정하려 했으나 이종걸 원내대표의 강한 반발로 또 다시 결정을 미뤘다. 최고위에서는 문 대표에게 결정을 일임하기로 의견을 모았지만, 이 원내대표는 여전히 강하게 반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의 핵심 관계자는 “이 원내대표를 포함한 비주류 측에서는 최재성 의원이 범친노계로 분류돼 계파에 치우치는 않은 공정한 총선 관리에 적절치 않다고 반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문 대표는 최재성 카드를 그대로 고수할 지 아니면 계파색이 상대적으로 옅은 우윤근 전 원내대표, 비주류측 김동철 의원 등 또 다른 후보를 선택할지 고민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서는 우 의원이나 김 의원이 사무총장직을 수락하면 최 의원을 전략홍보본부장에 투입하는 방안도 절충안으로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상준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정승임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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