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세 조던 스피스, US오픈 우승
마스터스 이어 시즌 2개 메이저 석권
우즈 빈자리 매킬로이와 쟁탈전
미국 골프의 신성 조던 스피스(22)가 올 시즌 2개 메이저대회를 연속 석권하며 골프계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스피스는 22일 미국 워싱턴주 유니버시티 플레이스의 체임버스베이 골프장(파70ㆍ7,384야드)에서 열린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인 제115회 US오픈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더블보기 1개를 적어냈지만 버디 4개에 보기 1개로 1타를 줄였다. 이로써 합계 5언더파 275타를 적어낸 스피스는 더스틴 존슨(미국), 루이 우스트히즌(남아공)을 1타차로 제치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올 시즌 첫 메이저대회 마스터스에서 정상에 올라 미국 최고의 골프스타로 떠오른 스피스는 US오픈컵까지 거머쥐며 ‘차세대 골프황제’ 로리 매킬로이(26ㆍ북아일랜드)의 대항마로 급부상했다. 한 시즌에 마스터스와 US오픈을 연이어 석권한 선수는 크레이그 우드(1941년), 벤 호건(1951년), 아널드 파머(1960년), 잭 니클라우스(1972년), 타이거 우즈(2002년)에 이어 스피스가 6번째다. 가장 최근 메이저 2개 대회 연속 우승은 지난해 매킬로이가 브리티시 오픈과 PGA 챔피언십에서 달성했다. 당시 매킬로이의 연속 우승은 2008년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의 브리티시오픈과 PGA챔피언십 석권 이후 6년 만이었다. 또 이날 만 21세 10개월 25일을 맞은 스피스는 1923년 보비 존스 이후 최연소 US오픈 우승자로 기록됐다.
스피스가 올해 남은 메이저 2개 대회(브리티시오픈, PGA챔피언십)마저 휩쓸고 캘린더 그랜드슬램(한 시즌에 4대 메이저대회 석권)을 달성하면 1930년 보비 존스 이후 85년 만이다. 시즌에 상관없이 4개 대회에서 우승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은 지금까지 총 6명이 달성했다.
3명의 공동 선두와 출발한 스피스는 1번홀(파4)에서 보기를 하는 바람에 다소 고전했다. 하지만 8번홀(파5)에서 2온에 성공한 뒤 2퍼트로 버디를 잡아내면서 분위기를 바꿨다. 270야드 밖에 되지 않는 파4, 12번홀에서는 티샷으로 볼을 그린 위에 올린 뒤 또 1타를 줄여 다시 공동 선두 대열에 합류했다. 그리고 16번홀(파4)에서 둔덕을 넘겨야 하는 까다로운 슬라이스 라인에서 버디를 잡아내 2타차 단독 선두로 나섰다. 17번홀(파3)에서는 보기 퍼트마저 놓쳐 한꺼번에 2타를 잃는 위기도 맞았지만 18번홀(파5)에서 두 번째 샷으로 그린을 공략한 뒤 가볍게 버디를 잡아내 1타차 선두로 경기를 끝냈다.
17번홀(파3)에서 버디를 잡아 스피스를 1타차로 추격한 더스틴 존슨은 18번홀에서 승부수를 띄웠다. 버디를 잡으면 연장전, 이글을 잡으면 역전 우승이었다. 존슨은 250야드를 남기고 친 두 번째 샷을 홀 4m에 떨어뜨려 홈스탠드의 기립 박수를 받았다. 그러나 이글 퍼트를 넣으면 우승할 수 있던 상황에서 볼은 야속하게 홀을 빗나갔고, 1.2m를 남기고 친 버디 퍼트마저 홀을 외면했다. 존슨의 실수를 지켜본 뒤 우승을 확정한 스피스는 “나로서는 충격이었다”며 “내일 연장전에서 다시 싸울 줄 알았는데 더스틴에게는 불운이었다”고 말했다. 세계랭킹 1위 매킬로이는 마지막날 4타를 줄였지만 챔피언 스피스에 5타 뒤진 공동 9위(이븐파 280타)에 머물렀다.
이현주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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