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원래 우리 것! 쐐기 박겠다."(씨스타)
"올 여름 대표곡으로 남고 싶다!"(AOA)
걸그룹의 여름 싸움이 시작됐다.
씨스타와 AOA가 22일 나란히 새 앨범을 발표하고 '걸그룹 대전'의 서막을 열었다. 3시간 간격으로 씨스타는 서울 삼성동 코엑스아티움에서, AOA는 광장동 악스홀에서 각각 신곡 쇼케이스를 열고 야심찬 출사표를 던졌다.
여름을 대표하는 걸그룹으로 자리매김한 씨스타. 지난해 '짧은 치마' '단발머리' '사뿐사뿐' 등으로 이른바 '대세'가 된 AOA. 지키려는 씨스타와 뺏으려는 AOA의 맞대결 구도다. 두 그룹은 닮을 듯 다른 색깔로 삼촌팬, 누나부대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
◇'섹시 코드' 미세한 온도 차
씨스타는 '셰이크 잇(Shake It)'이라는 제목에서 느껴지는 역동성을 안무로 고스란히 담아냈다. 엉덩이를 좌우, 상하 자유롭게 흔드는 게 포인트다. 원색의 핫팬츠와 볼륨감 넘치는 몸매가 어우러져 자연스러운 섹시를 완성했다.
보라는 "힙을 강조하는 안무로 짰다. 지난해 '터치 마이 바디'는 힙을 터는 느낌이었다면 이번엔 애교스럽게 살랑살랑 흔드는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안무나 의상에서 노골적인 섹시를 표현해온 AOA는 신곡 '심쿵해'에선 스포티한 느낌을 부각시켰다. 하키와 유사한 라크로스를 앞세워 '스포츠걸'을 표방했다. 그럼에도 각선미 부각 시키는 안무와 짧은 의상으로 은은한 섹시를 놓치지 않았다.
AOA 초아는 "농염한 쪽에만 강조했던 것과 다르게 활력 넘치고 발랄한 건강미를 표현했다"며 "여름이기 때문에 시원하고 밝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 묘한 신경전-강한 자신감
두 그룹은 소녀시대, 걸스데이 등 인기 걸그룹들과 활동 시기가 맞물리는 것에 대한 속내를 밝히기도 했다. 자세를 낮추면서도 뚜렷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씨스타는 "각자의 스타일이 있기 때문에 경쟁이라기 보다 걸그룹 축제로 봐주면 좋겠다"고 말했지만 자신있는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효린은 "계절에 상관없이 활동했지만 여름에 특히 좋았다. 여름은 시스타의 것이라고 이번에 쐐기를 박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다솜은 히딩크 감독의 어록을 빌려 "우리는 아직 배고프다"며 "갈 길도, 하고 싶은 것도, 이루고 싶은 것도 많다. 누구를 이기는 개념보다 우리 스스로의 발전이 우선"이라고 했다.
AOA 역시 "솔직히 최대한 피하고 싶었는데 어쩌다 보니 나오게 됐다"고 했지만 속내는 사기 충만했다.
초아는 "작년부터 좋은 성적을 거둬서 기대가 많이 생긴다. 이번에도 1위를 해보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또 '심쿵해'를 두고 "올 여름을 대표하는 노래로 사람들 기억 속에 남았으면 좋겠다"며 씨스타에 맞섰다.
◇ 용감한형제 vs 이단옆차기
씨스타와 AOA의 대결은 국내 정상급 작곡가들의 장외 싸움으로도 흥미롭다. 이단옆차기는 씨스타의 '셰이크 잇'을 손봤고 용감한형제는 AOA의 새 앨범 타이틀곡 '심쿵해'를 만들었다.
용감한형제는 씨스타의 신인시절 프로듀싱을 도맡았지만 이번엔 엇갈린 행보를 보였다. AOA의 히트곡을 모두 작업했던 만큼 용감한형제의 선택은 AOA였다. '심쿵해'로 또 한차례 광풍을 노리고 있는 용감한형제는 도입부부터 '반해 반해 버렸어요'라는 식으로 특유의 중독성 후크를 살렸다.
이단옆차기는 지난해 화려한 추억을 재현하겠다는 각오다. '아이 스웨어(I Swear)' 등을 함께 작업하며 씨스타에게 여름 대표 주자라는 수식어를 안겨줬던 이단옆차기다. '셰이크 잇'에서는 멜로디와 비트에서 펑키한 느낌과 청량감을 강조했다.
씨스타와 AOA는 같은 날 신곡을 발표하는 것도 모자라 작곡가들의 자존심까지 걸려 있어 어느 때보다 치열한 전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심재걸 기자 shim@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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