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이트진로가 2012년 3월 6일부터 5월 21일까지 서울 경기지역에 무차별 살포한 전단지와 현수막. '처음처럼 독' '불법제조' 등의 단어를 서슴없이 사용해 비방성을 극대화했다. 공정거래위원회 제공
소주업계 1위 하이트진로가 경쟁사 제품을 근거 없이 비방했다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억 4,300만원의 철퇴를 맞았다. 소주업계에서 비방광고에 대한 공정위의 제제는 이번이 처음이며, 하이트진로는 소주업계에서 치졸한 비방광고로 과징금 폭탄을 맞은 첫 번째 사례로 기록되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비방의 골자는 경쟁제품인 롯데주류(현 롯데칠성음료)의 '처음처럼'이 인체에 유해하며 불법으로 제조됐다는 것이다. 2012년 3월 한국소비자TV가 '처음처럼'의 제조용수인 알칼리환원수에 대해 건강에 유해하다는 의혹을 제기하자 하이트진로는 이를 근거로 2012년 3월 6일부터 5월 21일까지 '처음처럼 독' '불법제조' 등의 단어를 사용한 전단지와 현수막을 서울ㆍ경기지역에 무차별 살포했다.
공정위는 하이트진로가 해당 방송 내용이 객관적 근거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비방을 자행했다고 판단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당시 식약청) 등 관계기관은 이미 알칼리환원수가 인체에 유해하지 않고 제조과정상 불법성이 없다고 확인했다. 법원도 2014년 11월 해당 프로그램이 사실과 다르다고 판결했다.
특히 하이트진로가 본사 차원에서 비방을 적극 주도한 후 업주가 자체적으로 한 것으로 위장한 사실도 드러났다.
공정위는 "하이트진로가 경쟁사의 제품이 인체에 유해하다고 볼 근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부당 광고행위로 경쟁사 제품의 신뢰를 추락시켰다"고 지적했다. 또 "소비자들은 일반적으로 식음료의 유해성에 대해 민감해 해당 표현을 접할 경우 인체에 유해하거나 불법제조 된 것으로 오인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며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을 방해해 공정한 거래질서를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결론 내렸다"고 이번 조치의 배경을 설명했다.
김성환 기자 spam001@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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