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함태수] 잘 나가던 한화가 추락하고 있다. 시즌 첫 번째 3연패를 시작으로 어느덧 연패가 '5'까지 늘어났다. NC와 삼성, 두산 밑에 바로 붙어 선두권을 위협하던 순위도 6위까지 떨어졌다. 승수(35승)와 패수(34패)의 차이는 고작 +1이다. 지난 16일 "아쉽게 놓친 경기들만 잡았으면 아마도 상위팀과 어깨를 나란히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경기를 내주는 우리는 아직 약팀"이라던 김성근 한화 감독의 말이 대체로 맞아 떨어지는 분위기다. 6월 중순까지 질주를 거듭하던 한화의 최근 부진을 어떻게 봐야 할까.
한화는 지난 5일 대전 kt전부터 16일 대전 SK전까지 8승2패로 8할의 승률을 거뒀다. 2승-1패-3승-1패-3승의 상승세를 탔고 이 기간 팀 평균자책점은 2.27로 전체 1위였다. 특히 9~11일 삼성을 만나 탈보트-안영명-유먼을 차례로 등판시켜 3연전을 싹쓸이했다. 무려 7년 만에 나온 삼성전 스윕이었다. 야수들도 힘을 보탰다. 이 기간 한화는 9경기나 선제점을 빼앗겼지만 7경기를 역전승으로 장식했다. 3~5번 중심 타자들이 3할7푼5리의 높은 타율로 연승에 앞장 섰고, 득점권 팀 타율도 3할2푼6리로 상당히 뛰어났다.
하지만 17일 SK전부터 득점권 타율이 뚝 떨어졌다. 최근 5연패 동안 2할4푼4리의 타율로 타점이 나오지 않았다. 이 때문에 김성근 감독도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고 아쉬워하는 상황이 부쩍 늘었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체력이 떨어져 특타의 효과도 별로 없는 듯하다.
더 큰 문제는 경기를 치를수록 점점 더 무기력해진다는 것이다. 한화는 17일 19번의 득점권 상황에서 5개의 안타가 나왔다. 18일 14번 중 3안타, 19일 3번 중 1안타, 20일에는 9명의 타자가 득점권에서 2안타만을 쳤다. 그러다가 21일 마산 NC전에서는 아예 득점권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았다. 9회까지 2루를 밟은 타자가 한 명도 없다는 뜻이다. 한화는 선두 타자가 나가도 병살타를 때리거나 진루타를 치지 못해 경기 자체를 풀어가지 못했다.
마운드에선 에이스 탈보트가 무너지자 연패가 길어지는 형국이다. 선발 5연승으로 신바람을 내던 탈보트는 지난 20일 마산 NC전에서 5⅓이닝 5피안타 5볼넷 4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제구가 흔들렸다. 물론 그도 할 말은 있다. 0-1이던 1회 2사 2루 5번 이호준 타석 때 굳이 벤치에서 고의4구를 지시했어야 했냐는 지적이다. 탈보트는 이후 볼넷만 2개 내주며 밀어내기로 1점을 더 허용했다. 심적으로 흔들렸다는 얘기다.
탈보트의 짝인 유먼은 들쭉날쭉한 피칭이 아쉽다. 11일 삼성전에서 시속 145㎞의 직구를 어렵지 않게 뿌리다가 17일 SK전에서는 140㎞대 초반의 직구로 고전했다. 몸 상태에는 큰 무리가 없는데 위압감이 없는 게 사실이다. 현재 한화 스카우트는 두 달 넘게 미국에서 외국인 투수를 지켜보고 있다. 한 장 남은 외국인 선수 교체 카드를 쓸지 말지, 현장에서 확실한 액션을 하지 않아 체류만 길어지고 있다. 바꾸자니 아깝고, 밀어 붙이기엔 불안하고, 요즘 외국인 투수를 보면 한화 벤치의 시선이 딱 그렇다.
한화는 23일부터 넥센과 SK를 차례로 상대한다. 선발 로테이션상으로 유먼-송창식-배영수-탈보트-안영명-유먼이 등판할 전망이다. 한화가 과연 연패를 끊고 다시 비상할 수 있을까. 넥센과의 올 시즌 상대 전적은 3승5패, SK에는 5승4패로 앞서 있다.
사진=김성근 한화 감독.
함태수 기자 hts7@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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