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소연 컨디션 난조로 결장 속 프랑스에 0-3 패배 8강 진출 좌절
월드컵 첫 승과 16강은 놀라운 결과
8월 동아시안컵 시작 재도약 준비
윤덕여호가 쓴 16강 기적이 아쉽게 멈췄다. 대표팀은 프랑스와의 16강전에서 0-3으로 완패하면서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윤덕여(54)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2일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2015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월드컵 16강전에서 세계랭킹 3위의 프랑스에 0-3으로 패했다. (▶하이라이트 영상 보기)
이날 대표팀의 ‘에이스’ 지소연(24ㆍ첼시레이디스)은 컨디션이 난조로 결장하면서 이금민(21ㆍ서울시청)이 2선 공격수로 나섰다. 윤덕여호의 원톱 박은선(29ㆍ로시얀카)은 선발로 나섰지만 골맛을 보지는 못했다.
유럽 예선 10연승을 거두고 본선에 진출한 프랑스는 2003년보다 훨씬 강한팀으로 변모해 있었다. 체력, 스피드, 기술 모든 측면에서 한국을 압도했다. 게다가 대표팀은 전반 10분 만에 2골을 실점하며 어려운 경기를 이어갔다. 전반 4분 마리-로르 델리가 선제골을 뽑아내 기선을 제압 했고, 4분 뒤에는 엘로디 토미가 페널티 지역 안으로 침투해 왼발 슛을 날려 추가골을 뽑아냈다. 대표팀은 추가 실점 없이 전반전을 끝냈지만 후반 2분 선제골을 넣었던 마리-로르 델리가 추가 득점을 올리면서 0-3으로 끌려갔다.
비록 윤덕여호의 기적은 16강 진출에서 끝났지만 이번 대회에서 여자축구의 미래를 향한 주춧돌을 놓는데 성공했다. 2003년 첫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한 여자축구는 시나브로 실력을 키워왔다. 2010년 FIFA U-20 여자월드컵과 FIFA U-17 여자월드컵에서 각각 3위와 우승을 차지했다. 2012년에는 FIFA U-20 여자월드컵 8강에 올랐고, 2014년 같은 대회에서도 8강까지 진출하며 여자축구 강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어진 성인 무대에서도 월드컵 첫 승과 16강 진출을 달성하며 세계 무대에서의 가능성을 점검했다.
이번 월드컵에서 경험치를 쌓은 어린 선수들의 미래도 밝다. 월드컵에 나섰던 임선주 김혜리(이상 25ㆍ현대제철), 미드필더 강유미(24ㆍKSPO), 박희영(24ㆍ대전 스포츠토토), 공격수 지소연 등은 2010년 FIFA U-20 여자 월드컵에서 3위를 맛 본 선수들이다. 이금민(서울시청) 이소담(이상 21ㆍ대전 스포츠토토)도 2010년 FIFA U-17 여자 월드컵 우승 멤버다. 부상으로 대표팀과 함께 하지 못했지만 여민지(22ㆍ대전 스포츠토토) 역시 2010년 대회에서 6경기에서 8골 1도움을 올리며 대회 최우수선수와 득점왕을 휩쓸었던 재목이다.
윤 감독은 경기 후 아쉬움보다는 뿌듯한 마음을 드러냈다. 윤 감독은 “이번 대회를 통해 더 많은 선수가 여자 축구를 하게 되는 틀을 만들고 싶었다”면서 “16강에서 머무르게 돼 아쉽지만 우리 선수들을 칭찬하고 싶다”고 선수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제 대표팀은 4년 뒤인 2019년 프랑스월드컵에서 또 다른 기적을 쓸 준비에 나선다. 8월1일부터 8일까지 중국 우한에서 열리는 동아시안컵이 그 첫 단계가 된다. 일본(4위), 북한(8위), 중국(16위) 등 여자축구 강국들이 모두 참가하는 이번 대회에서 또 한번 경험치를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동아시안컵 이후에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준비한다. 한국은 아직 올림픽 본선 진출 경험이 없다.
이현주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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