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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찰스턴 흑인교회 총기난사 후 ‘사랑과 치유’ 강조한 첫 예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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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찰스턴 흑인교회 총기난사 후 ‘사랑과 치유’ 강조한 첫 예배

입력
2015.06.22 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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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이매뉴엘 아프리칸 감리교회에서 노블 고프 목사가 총기난사 희생자를 기리는 애도 예배를 진행하고 있다. AP=연합뉴스
21일 이매뉴엘 아프리칸 감리교회에서 노블 고프 목사가 총기난사 희생자를 기리는 애도 예배를 진행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기도가 변화를 가져옵니다. 그러나 기도는 변화만 가져올 뿐 아니라 우리도 변화시킵니다”

21세 백인 우월주의자 청년의 충격적인 총기 난사로 흑인 9명이 숨진 현장인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찰스턴의 유서깊은 ‘이매뉴얼 아프리칸 감리교회’가 일요일인 21일(현지시간) 오전 9시30분 다시 개방됐다. 이날 이곳에서는 비극적 사건 이후 문을 닫은 지 나흘 만에 숨진 이들을 애도하는 예배가 열렸다.

흑인들의 ‘성지’로도 불리는 찰스턴 지역내 교회의 종들이 일제히 울리자 이매뉴얼 아프리칸 감리교회로 모여든 수백 명의 신자들은 힘겨운 ‘사랑과 회복, 치유’의 첫발을 내디뎠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CNN 등도 이날 예배를 생중계했다.

미국 남부에서 가장 오래된 흑인교회 중 하나인 이 교회는 1816년 해방 노예 출신인 덴마크 베시 등이 세운 이래 영욕을 겪은 데 이어 이번에 충격적 증오범죄의 표적이 되기에 이르렀다.

이번 사건으로 목숨을 빼앗긴 클레멘타 핑크니 목사 대신 연단에 올라선 이는 노블 고프 방문 목사였다. 그는 기도만이 비극적 상황은 물론 우리 자신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면서 “많은 이들의 가슴이 찢어질 듯 아프고 여전히 많이 이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며 “하지만 이러한 사실은 우리가 하나님을 모시고 있음을 일깨운다”고 말했다.

예배가 진행된 교회의 벽 곳곳에는 비극적 사건을 생생히 보여주는 총흔이 눈에 띄었지만 신자들은 이를 애써 외면했다. 제복을 입은 경찰들이 교회 안에 배치돼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많은 신자들이 고프 목사의 연설 내내 눈물을 훔쳤다. 그러나 찬송과 연설이 뒤섞인 예배는 시종 침통한 분위기는 아니었다. 고프 목사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제가 되자” “신이 우리와 함께 하신다”며 신자들에게 이를 증언할 수 있느냐고 물었고 신자들은 웃음과 환호로 답하는 등 흑인교회 특유의 영적 흥분과 감동이 넘쳐나는 예배였다.

교회 밖 곳곳에는 꽃과 아기 곰 인형, 풍선들이 수북이 쌓여 있었다. ‘하나님, 축복을’ ‘목사님 당신은 영감 속에서 영원할 것입니다’ 등 내용이 쓰인 수천 장의 편지가 교회 입구의 현수막을 덮었다. 예배에는 니키 헤일리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와 조지프 라일리 찰스턴 시장 등이 참석했다.

박소영기자 sosyo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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