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중인 두산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는 올 시즌 전반기 복귀가 불투명하다. 마무리 노경은은 여전히 흔들리고 있다. 반면 선발진은 기대 이상이다. 꾸준한 유희관과 장원준, 진야곱의 '왼손 트리오'에 4번째 왼손 투수 허준혁마저 2경기 연속 호투다. 결국 두산의 문제는 니퍼트가 빠진 선발진이 아니라 마무리 자리다.
새 외국인 투수 앤서니 스와잭의 보직이 관심이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일단 불펜에서 한 차례 등판 시키고 선발로 투입하겠다"고 밝혔지만, 상황에 따라 불펜에서 계속 뛸 가능성도 없지 않기 때문이다. 두산은 지난 12일 이후 당한 3패 가운데 선발이 패전투수가 된 적이 없다. 선발이 제 몫을 하고 나간 경기에서 불펜이 무너지며 경기를 내줬다는 의미다.
스와잭은 우완 정통파 투수로 2009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미네소타에서 풀타임을 뛰었고, 작년 시즌 뒤 미네소타의 마이너리그 계약을 거부한 후 FA(프리에이전트)를 선언해 클리블랜드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
그의 장점은 빠른 공이다. 직구 최고 시속이 155㎞에 달하고 최근 3년간 평균 시속도 148㎞에 이른다. 여기에 투심 패스트볼과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의 다양한 변화구도 겸비했다. 보직은 최근까지 선발보다는 불펜에서 주로 뛰었다. 국내 무대에서도 경기 중반 나오는 상황이 친숙할 수 있다. 선발로 나서 투구수를 100개 안팎으로 소화할 수 있을지도 두고 봐야 한다.
두산은 당장은 선발 투수가 필요하지 않다. 유희관 장원준 진야곱 허준혁 다음의 한 자리가 문제이지만, 김수완 등으로 메우면 된다. 문제는 뒷문이다. 노경은이 등판할 때마다 흔들리는 탓에 벌써 지난주에만 2경기(17, 19일)에서 역전패를 당했다. 아무리 벤치가 긴 호흡으로 시즌을 내다보고 있다 해도 5할 승률에서 +11승이 될 상황이 +9승으로 내려앉은 건 뼈아플 수밖에 없다.
그래서 스와잭을 선발로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리그 규정상 팀당 3명의 외국인 선수 중 2명까지 한 경기에 투입할 수 있는데, 니퍼트가 없다면 스와잭을 필요할 때마다 불펜에 투입해 전력을 극대화하면 된다는 것이다.
김태형 감독은 시즌 초반 "만약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 선발은 3명이면 된다. 외국인 투수 한 명을 마무리로 돌리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지금은 그가 말한 가을야구 시즌이 아니지만 임시적으로 스와잭을 뒤로 돌리는 방법도 썩 나쁘지는 않아 보인다. 물론 그 과정에서 노경은이 자신감을 회복하고, 윤명준이 필승 계투조로 돌아와 힘을 보태야 한다는 과제가 있다.
함태수 기자 hts7@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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