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29·FC서울)의 축구국가대표팀 재승선 가능성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최근 소속 선수들의 대표팀 차출에 관한 속내를 밝혔다. 최 감독은 서울에 태극마크를 달고 있는 선수가 적은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서울 선수 가운데는 심상민(22)만이 22세 이하(U-22) 대표팀에서 뛰고 있다.
최용수 감독은 "대표팀 선수 차출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과 기술위원회가 결정할 사항"이라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나타내면서도 박주영의 대표팀 재승선에 관한 언급도 했다. 그는 박주영에 대해 "몸 상태가 그리 좋지는 않다. 8~9월은 돼야 100%가 될 것 같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대표팀 재승선에 대한 주변의 기대가 높아질 수 있도록 박주영 본인이 실력으로 증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 감독도 박주영의 대표팀 재승선을 은근히 기대하는 눈치였다.
박주영은 지난 20일 전남 드래곤즈와 K리그 클래식 17라운드 경기 전까지 5경기 연속 선발 출전했다. 그는 지난 6일 전북전에서 시즌 3호 골을 터뜨리며 팀의 2-1 승리를 도왔다. 10일 대전전에선 윤주태의 결승골을 어시스트하며 2-1 역전승에 힘을 보탰다. 부산전에서는 골을 넣지 못했지만, 위협적인 슈팅과 송곳 같은 패스로 관중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최용수 감독은 무릎에 다시 이상이 올 것을 우려해 전남전에서 박주영을 교체자원으로만 활용했다. 이날 후반 몰리나와 함께 교체 투입된 박주영은 그라운드를 밟은 지 불과 1분 만에 상대 골문을 향해 슈팅을 날렸다. 상대 골키퍼 김병지에게 막히긴 했지만,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데는 부족함이 없었다.
K리그 복귀 초반에 비하면 그의 몸놀림은 확실히 민첩해졌다. 드리블 능력도 되찾고 있는 모습이다. 여기에 경험과 센스까지 더해져 부상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올스타급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물론 우려스러운 점은 있다. 박주영의 이 같은 활약이 오래 지속되느냐다. 그의 축구인생은 대체로 '용두사미(龍頭蛇尾)'식 패턴을 보였다. 셀타 데 비고 임대시절과 홍명보호 합류, 사우디아라비아리그 데뷔까지 모두 첫 경기에서 골을 넣었지만, 이후 부진하며 기대감을 떨어뜨렸다. 일부에서 그의 슈틸리케호 합류에 반대표를 던지는 이유다.
오는 8월에는 동아시안컵이 열린다. 동아시안컵은 국제축구연맹(FIFA) 'A매치 데이 캘린더'에 속하지 않기 때문에 슈틸리케 감독은 국내파 위주로 팀을 꾸려야 한다. 서울에서 부활의 기지개를 켜고 있는 박주영이 지난해 11월 중동 원정 평가전 이후 다시 슈틸리케 감독의 눈에 들 수 있을지 축구계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사진=박주영(구단 페이스북).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