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 전유수
[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19일 인천 SK-삼성전. SK로서는 큰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에이스 김광현의 호투를 발판 삼아 7회까지 3-2로 앞서다 8회 대거 4점을 주고 순식간에 무너졌다. 이날 전까지 불펜 평균자책점 2.88로 철벽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남은 2이닝을 실점 없이 지울 확률이 높았지만 실패했다.
물론 결과론이지만 불펜 운영의 묘가 패착이었다. 당시 SK 불펜 상황은 새 마무리 정우람의 손톱이 안 좋아 쓸 수 없었고, 앞선 2경기에서 이틀간 50개를 던진 문광은은 휴식이 필요했다. 투입 가능한 선수는 전 마무리 윤길현과 전유수, 서진용 정도였다.
당시 상황은 1점 차 리드, 상대 타선은 3~5번 중심 타선. 급박한 순간 마무리 경험이 있는 윤길현 카드를 고려할 법 했다. 김용희 SK 감독은 이날 경기에 앞서 "윤길현은 굳이 셋업맨으로 한정하지 않는다. 상황에 따라 빨리 올릴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 감독은 당장(8회)을 보지 않고 미리 뒤(9회)까지 내다봤다. 먼저 전유수로 8회를 막은 다음 9회에 윤길현을 낼 복안이었다.
김 감독은 7회까지 104개를 던진 김광현을 내리고 전유수를 올렸다. 필승조와 추격조 경계에 있는 전유수는 3, 4번 나바로와 최형우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5번 이승엽에게 초구에 볼을 던지자 강판했다. 충분히 몸을 풀지 못하고 나온 윤길현은 볼넷을 내줘 무사 만루에 몰렸고, 6번 대타 채태인에게 싹쓸이 역전 2루타를 맞았다. 이 한방으로 사실상 승부는 끝났다.
확실히 잡을 수 있는 경기를 놓친 SK는 단순한 1패 이상의 타격이 있을 수밖에 없다. 또한 위기를 자초한 전유수나 무사 1ㆍ2루 위기에서 압박감을 극복하지 못한 윤길현도 심리적으로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김 감독은 한 여름을 승부처로 보고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경기 운영을 하고 있지만 어느덧 반환점에 임박한 64경기를 치렀고, 시즌은 이러다가 훌쩍 지나간다. 지금은 내일을 보지 않고 오늘을 보는 야구가 필요할 때다.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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