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등 오프라인매장 발길 뚝
인터넷 쇼핑몰 클릭 쑥쑥
마스크 매출 43배 늘고
편의점은 상비약 판매 특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가 한 달째 이어지면서 사람들의 생활 습관까지 바꿔 놓았다. 전염을 우려해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을 꺼리면서 백화점, 대형마트 등을 비롯한 오프라인 유통업체는 된서리를 맞았다. 대신 외출을 삼가한 사람들이 인터넷 쇼핑으로 물건을 구입하면서 관련 매출이 급증했다. 특히 마스크, 손 세정제 등 건강ㆍ위생용품은 없어서 못 팔 정도였고 병원을 기피하는 바람에 감기약 등 상비약도 때아닌 특수를 맞았다.
매장 발길 뚝, 인터넷만 활짝
경기침체로 소비가 얼어붙으면서 가뜩이나 울상이던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메르스 사태로 소비자들의 발길이 아예 뚝 끊겨 애를 태우고 있다. 이달들어 백화점 3사의 매출은 일제히 큰 폭으로 감소했다. 신세계백화점은 1~18일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3% 하락했다. 롯데와 현대백화점도 같은 기간 각각 5.5%, 5.2%씩 떨어졌다. 생활 필수품을 주로 파는 대형마트도 매출 하락을 피할 수 없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모두 8%대 매출 하락을 보였다.
반면 인터넷 쇼핑몰들은 매출이 크게 늘었다. 물, 쌀, 과일, 야채, 휴지 등 각종 생필품을 모두 인터넷 쇼핑으로 구매하는 사람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이를 겨냥해 인터넷 쇼핑몰들은 15~16일 평균 70~80%씩 깎아주는 파격 세일을 진행하며 여세를 몰아갔다. 그 결과 롯데ㆍ현대백화점이 운영하는 인터넷 쇼핑몰은 같은 기간 32~35% 매출이 올랐고, 이마트(44.3%)와 롯데마트(22.2%)도 인터넷 판매로 겨우 한숨을 돌렸다.
날개 돋친 마스크, 건강식품의 재기
메르스 사태는 때아닌 상품들의 특수를 불러 왔다. 마스크는 유례없는 판매고를 기록했고 손 세정제와 물티슈 등 위생용품도 무섭게 팔려나갔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이번 달 마스크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무려 43배(4,269%) 증가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시간이 지나도 메르스에 대한 불안이 수그러들지 않아 마스크 판매가 계속 늘고 있다"고 말했다. 소셜커머스 티몬에서도 1~15일 마스크 판매율이 지난해보다 3,475%, 손 세정제는 무려 8만7,808% 폭증했다. 티몬 관계자는 “국내 생산만으로는 모자라서 해외에서까지 물건을 들여오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가짜 백수오' 파동으로 된서리를 맞았던 각종 건강기능식품은 면역력을 키워야 한다는 여론때문에 다시 활기를 되찾았다. 티몬은. 홍삼(332%) 판매가 급증했고, 인터파크에서는 비타민이 평균 40% 매출이 뛰었다.
때아닌 겨울용품 특수
병원 출입을 꺼리면서 감기 환자가 많은 겨울철에 많이 팔리는 감기약 등 가정상비약도 편의점을 중심으로 판매가 늘었다. 세븐일레븐과 CU에 따르면 감기약과 해열제 등 매출이 지난해보다 12~16% 늘었다. 실내 활동이 늘면서 공기가 건조한 겨울에 주로 팔렸던 공기청정기 판매도 증가했다. 이달 AK몰의 공기청정기 제품군 매출은 지난해와 비교해 394% 급증했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안전과 건강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정부 정책이 효율적으로 실현되지 못하면서 빚어진 소비 현상”이라며 “메르스 사태 이전부터 위축된 소비 심리가 전반적으로 되살아나야 국가 경제 전체가 선순환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아름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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