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한국스포츠경제 함태수] "주자 2명이 나가니깐 정신이 번쩍 들더라고요."
롯데 이성민(25)이 19일 잠실 두산전을 마치고 긴 한 숨부터 내쉬었다. 개인 통산 첫 세이브의 기쁨보다 아찔했던 잔상이 아직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이성민은 4-2로 앞선 9회 마운드에 올라 1이닝 2피안타 1실점했다. 불안했지만 결국 팀 승리를 지켰다.
이성민은 이날이 '임시 마무리' 보직을 부여 받은 뒤 첫 등판이었다. 이종운 롯데 감독은 지난 18일 목동 넥센전에 앞서 "심수창이 구위는 좋지만 심적 부담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일단은 편한 상황에서 등판시킬 예정"이라며 "당분간 이성민에게 마무리 자리를 맡기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성민도 막상 세이브 상황이 오자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첫 타자 최주환을 볼넷으로 내보냈고, 9번 김재호에게 중전 안타를 맞으며 무사 1ㆍ2루 위기에 놓였다. 그는 "롯데에 와 첫 번째 세이브 상황이라 나도 모르게 긴장했던 것 같다. 주자가 2명이 되고 나서야 정신을 차렸다"고 돌아봤다.
그런데 여기서 이성민에게 다소 유리할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두산 벤치가 보내기 번트가 아닌 강공으로 나온 것이다. 두산은 이미 쓸 수 있는 대부분의 불펜 투수를 기용한 터라 동점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역전을 노리기 위해 1번 정진호가 정상적인 배팅을 했다.
이후 이성민은 정진호를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고, 계속된 1사 1ㆍ3루에서 정수빈을 2루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2사 1ㆍ3루에서는 3번 김현수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았지만, 4번 로메로를 우익수 플라이로 돌려세우고 개인 통산 첫 번째 세이브를 수확했다.
그는 "갖고 있는 모든 공을 던졌다. 선발 레일리가 워낙 잘 던졌고 2점 차였기 때문에 1점은 줘도 된다는 생각으로 편하게 마음 먹으려 했다"며 "팀 승리를 지켜내 다행이다. 앞으로 세이브 상황에서는 조금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함태수 기자 hts7@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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