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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 노리는 바이러스… 여름철 손 조심· 물 조심 하세요

입력
2015.06.19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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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타바이러스 장염, 5세 미만 영·유아 설사 유발… 세번 접종 백신이면 OK

페렴구균, 치사율 높아… 항생제로 치료… 면역력 약하면 백신 접종을

백일해균, 호흡기 감염… 일반 감기와 유사, 최근 청소년·성인 환자도 증가

장티푸스·콜레라, 오염된 식수·음식물로 전파… 집단 급식 담당자 주의 필요

곰팡이균, 습도 증가하면 세균 증식 활발… 에어컨 필터 자주 소독해야

메르스 확산 추세가 멈춰지지 않으면서 고온 다습한 여름철에 유행하는 바이러스와 세균으로 인한 전염병에 대한 불안감마저 커지고 있다. 로타바이러스 백신을 맞는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메르스 확산 추세가 멈춰지지 않으면서 고온 다습한 여름철에 유행하는 바이러스와 세균으로 인한 전염병에 대한 불안감마저 커지고 있다. 로타바이러스 백신을 맞는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급속히 확산하면서 각종 바이러스와 세균 감염 차단을 위한 예방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고온 다습한 여름철에 유행하는 바이러스와 세균으로 인한 전염병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는 속담을 떠오르게 한다.

하지만 감염내과 전문의들은 “철저한 손 씻기만 잘 해도 여름철에 발생하는 각종 바이러스와 세균성 전염병을 50~70% 정도 차단할 수 있다”고 했다. 최근 메르스가 기승을 부리면서 개인위생 관리가 엄격해져 어린이ㆍ청소년들에게 유행하는 수족구병 외래진료 환자가 지난달 마지막 주 기준으로 1,000명 당 12.6명 수준이라고 질병관리본부가 최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21.6명)의 60% 수준에 그친 것이다.

로타바이러스
로타바이러스

로타바이러스 장염

로타바이러스는 가성 콜레라 혹은 산발성 바이러스성 위장염이라고 불리는 장염을 일으킨다. 전 세계적으로 5세 미만 영ㆍ유아에게 심한 설사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이기도 하다. 주로 대변ㆍ구강 경로를 통해 감염된다. 로타바이러스에 감염되면 1~3일간의 잠복기를 거친 뒤 구토와 발열 증상이 나타난 뒤 5~7일 동안 심한 물 설사를 하게 된다.

로타바이러스 장염은 다른 장염에 비해 증상이 더 심하고, 구토와 설사가 더 자주 생기기 때문에 탈수 위험이 높다. 아이가 우는데 눈물이 나오지 않거나 입과 목이 마르고 기저귀가 6시간 이상 젖지 않는다면 탈수를 의심해 봐야 한다. 말을 하지 못할 정도로 어린 아이를 둔 부모는 더욱 조심해야 한다. 아이가 탈수 상태가 돼도 잘 모를 수 있어 증상을 지속적으로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로타바이러스 장염에 걸리지 않으려면 음식물이나 장난감, 수도꼭지, 기저귀 교환대 등의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동현 인하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로타바이러스는 바이러스 입자가 10개만 몸에 들어와도 감염을 일으킬 정도로 전염성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개인 위생 관리만으로는 충분히 질병의 확산을 막기가 어렵다”고 했다. 또한 일단 감염되면 특별한 치료법이 없어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가능한 한 조기에 백신 접종을 통해 로타바이러스 장염을 예방하라고 당부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접종 가능한 로타바이러스 백신으로는 사람 균주를 이용해 만든 두 번 접종하는 로타릭스와 동물 균주와 사람 균주를 유전자조합으로 재배열해 만든 세 번 접종하는 백신이 있다. 생후 6주 이후부터 접종을 시작하는데, 두 번 접종하는 로타릭스는 생후 10주에 접종을 마칠 수 있고, 세 번 접종하는 백신은 생후 14주에 완료할 수 있다.

폐렴구균
폐렴구균

폐렴구균

폐렴구균은 뇌 관절 혈액 코 등 다양한 조직에 침입해 수막염 균혈증 등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과 중이염 등을 일으킨다. 보통 항생제로 치료할 수 있지만 한국인은 항생제 남용으로 내성이 생겨 약이 잘 듣지 않는 사람이 적지 않다. 입원 환자의 6~15%는 초기 항생제에 반응하지 않을 정도다. 이 경우 항생제로 효과를 보는 환자보다 사망률이 7배나 높다.

폐렴구균에 의한 폐렴의 치사율은 10~20%다. 영ㆍ유아나 노년층과 같은 고위험군은 치사율이 5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급성 중이염의 경우 3세 미만 영ㆍ유아 80%가 한 번은 걸릴 정도로 아이들에게 가장 흔히 발병하는 질병의 하나다. 재발률이 매우 높고 증상이 오래 지속되면 청력 장애를 겪을 수 있다.

이에 따라 대한감염학회는 18세 이상 만성 질환자와 65세 이상 고령자는 폐렴구균 백신 접종을 최우선 권고 등급으로 정해두고 있다. WHO도 폐렴구균 질환을 '백신으로 예방 가능한 사망 질환 1위'로 꼽는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산하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는 다당질 백신과 단백질 접합 백신을 함께 접종하도록 폐렴구균 백신 접종 지침을 바꿨다. 단백질 접합 백신은 균과 단백질 운반체가 결합된 백신으로, 다당질 백신보다 면역효과가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에는 화이자의 ‘프리베나13’과 GSK의 ‘신플로릭스’가 폐렴구균 단백질 접합 백신으로 나와 있다.

특히 만성질환이나 기저질환으로 면역력이 떨어진 고령인에게는 단백질 접합 백신의 접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특정 기저질환이 있으면 해당 질환의 중증도와 상태에 따라 폐렴구균 13가 단백결합 백신 접종을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 김동규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폐렴구균은 건강한 상태에서는 아무 문제를 일으키지 않지만, 메르스 바이러스가 침투해 면역력이 약해지면 신체에서 증식하고 여러 가지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백일해균

백일해는 ‘보르데텔라 백일해균’에 의해 발생하는 호흡기 감염질환이다. ‘백일 동안 기침한다’는 뜻에서 백일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법정 제2군 전염병에 지정될 정도로 전염력이 매우 세다. 특히 영ㆍ유아와 어린이가 감염됐을 때 증상이 심각해져 폐렴 무기폐 저산소증 등과 같은 합병증을 일으켜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최근 청소년과 성인에서도 백일해가 증가하고 있다. 2009~2013년 5년 동안 발생한 456명의 백일해 환자 가운데 50% 이상이 청소년과 성인이었다. 어른에게 발생하는 백일해는 일반 감기와 유사한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감염 사실을 알아채기 어렵다. 그런데 백일해는 가족 내 2차 발병률이 80%에 이르기 때문에 청소년과 성인이 감염됐을 때 영ㆍ유아에게 쉽게 전염되므로 영ㆍ유아와 접촉이 잦은 경우에는 특히 조심해야 한다.

백일해에 감염되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은 예방접종이다. 백일해 예방접종은 디프테리아와 파상풍까지 함께 예방할 수 있는 소아용 백신 DTaP와 청소년ㆍ성인용인 Tdap가 있다. DTaP는 생후 2개월, 4개월, 6개월, 15~18개월, 만 4~6세에 접종하고, 만 11~12세에는 Tdap를 접종해야 한다. 지난해부터 어린이 국가예방접종 전면 무료 사업이 시행됨에 따라 만 11~12세의 청소년은 지정 의료기관에서 Tdap 백신을 무료로 접종할 수 있다. 대한감염학회는 영ㆍ유아를 접촉하는 부모를 비롯해 19세 이상 성인은 10년마다 한 번씩 Tdap백신을 접종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콜레라균
콜레라균

장티푸스ㆍ콜레라

장티푸스는 살모넬라 타이피균에 감염된 환자가 보균자의 소변이나 대변에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섭취했을 때 감염된다. 잠복기간은 보통 1~3주이지만 균의 숫자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고열이 지속되면서 오한과 두통 복통 설사 변비 서맥(徐脈ㆍ맥박이 분당 60회 이하일 때) 장미진(모세혈관이 충혈돼 생기는 장밋빛 작은 점) 간ㆍ비장종대(정상보다 커지거나 무게가 늘어나는 경우)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2~5%는 영구보균자가 되고 합병증으로 장천공이나 장출혈 담낭염 독성뇌병증 뇌혈전증이 생길 수 있다.

콜레라는 국내보다는 거의 외국에서 감염되는 전염병이다. 오염된 식수나 음식물, 어패류를 먹은 뒤 감염된다. 1~2일간의 잠복기를 거친 뒤 복통을 동반하지 않는 수양성 설사를 일으킨다. 변의 색깔이 쌀뜨물처럼 보인다. 열은 잘 나타나지 않으며 전해질 불균형으로 근육통이 생기기도 한다. 물과 전해질을 보충해 치료한다. 김경수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수인성 전염병은 개인이나 공중위생 강화로도 어느 정도 발병을 막을 수 있다”며 “장마나 홍수를 대비한 식수원 관리를 철저히 하고 집단급식을 하는 경우 담당자들의 발병유무를 면밀히 체크해야 한다”고 했다.

곰팡이균

햇볕이 쬐는 맑은 날 못지 않게 비 오는 날이 많은 여름철에는 습도 관리가 중요하다. 습도가 적정 수준이 넘어가면 세균이 증식하기 쉽고 공기 중 곰팡이 포자도 급격히 늘어난다. 최성호 중앙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아르페르길루수 푸미가투스’라는 곰팡이균은 만성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거나 암 치료 및 각종 면역억제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에게 폐렴을 유발하므로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호흡기 감염증을 일으키는 곰팡이균을 막으려면 제습기 등을 이용해 실내습도를 적절하게 유지하고 빨래는 건조기로 말리는 것이 낫다. 실내온도가 24도 이상일 때 적정 실내습도는 40~50% 수준이다.

에어컨 사용이 늘면서 레지오넬라균도 창궐한다. 이 세균은 폐렴과 호흡기 이상 증상을 동반하는 레지오넬라병을 일으킨다. 만성 폐질환, 당뇨병, 고혈압 등 기저(基底)질환이 있거나, 과로 등으로 면역력이 떨어져 있을 때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이를 예방하려면 에어컨 응결수 물받이 배관이 막히지 않도록 주의하고, 물받이 필터를 최소한 주 1회 소독해야 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수인성 전염병 예방법

-외출에서 돌아 온 뒤 반드시 손을 씻는다.

-장을 볼 때 어패류나 육류는 잘 포장해 물기가 다른 식품과 직접 닿지 않게 한다.

-조리 전에 반드시 비누로 손을 씻는다.

-행주 도마 개수대 등은 뜨거운 물로 씻거나 소독한다.

-달걀 고기 내장 등의 조리에 쓴 도마 칼 그릇은 다른 음식물을 조리할 때는 반드시 교체한다.

-고기와 어패류는 되도록 익혀 먹는다.

-설사나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곧바로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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