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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보호소 생활로 외출을 두려워하는 복순이

입력
2015.06.19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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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품에 안겨 있는 것을 좋아하는 복순이. 카라 제공
사람 품에 안겨 있는 것을 좋아하는 복순이. 카라 제공

저는 복순(암컷)입니다. 2013년 경기 용인의 사설보호소에서 구조되었어요. 원래는 컨테이너에 살았는데 그마저도 재개발로 인해 철거를 당했고 거처를 옮겼지만 환경은 좋지 않았습니다. 많은 분들이 우리를 위해 도와주었지만 추위와 더위를 피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근근이 살아야 했습니다. 털은 뭉쳐가고 벼룩도 생겼지만 목욕은 생각조차 할 수 없었지요.

구조된 이후에도 전 바로 새 가족을 찾지 못해 위탁소라는 곳에서 1년을 지냈습니다. 동물보호단체 카라에도 이미 입양을 기다리는 강아지들이 많아 입소가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보호소와 비슷한 공간이지만 위탁비를 내면 가끔 산책도 시켜주는 곳인데요, 이곳에서 지내다 올해 초 새로운 가족을 찾기 위해 카라의 1층에 마련된 ‘입양카페’로 입소하게 되었습니다.

수줍음이 많아서 장 안에서 지내기를 좋아하는 복순이.카라 제공
수줍음이 많아서 장 안에서 지내기를 좋아하는 복순이.카라 제공

전 가정에서 산 경험이 없어서인지 겁이 많은 편입니다. 입양카페에서도 주로 장 안에서 시간을 보냅니다. 밖으로 나가는 산책도 아직 잘 못해요. 낯선 환경, 모르는 사람들이 두렵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익숙한 사람들, 친구들과는 아주 잘 지냅니다. 사람에게 안겨 있는 것도, 저를 쓰다듬어 주는 것도 아주 좋아해요. 보통 장 안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긴 하지만 친구들과 놀 때도 상냥하게 대한답니다. 사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것은 식사시간과 간식이에요. 기분이 좋을 때는 뒷다리를 쭉 뻗고 기지개를 폅니다.

언니 오빠들이 말하는 제 매력은 바로 부드러운 털입니다. 저를 쓰다듬을 때 부드러운 털 때문에 기분이 좋아진다고 해요. 아직은 수줍음이 많고 조용하지만 저를 사랑해주는 새로운 가족을 만나면 산책도 할 수 있고 좀더 활발해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의 첫 가족을 찾습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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