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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38년 주기 대가뭄… 서울에 장마 없을 수도"

입력
2015.06.19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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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희룡 부경대 교수 '가뭄 주기설'

삼국시대 이후 문헌ㆍ강수량 분석

"124년 주기 극대가뭄도 작년 시작"

변희룡 교수는 19일 문헌 등으로 볼 때 대가뭄이 "38년 주기로 반복"했으며 가장 최근 가뭄은 "1977년"이라고 말했다. 부경대 제공
변희룡 교수는 19일 문헌 등으로 볼 때 대가뭄이 "38년 주기로 반복"했으며 가장 최근 가뭄은 "1977년"이라고 말했다. 부경대 제공

“올해 가뭄은 38년 주기로 돌아오는 대가뭄인 동시에 124년 만에 찾아오는 극대가뭄의 시작으로 보인다. 대가뭄을 기준으로 살펴봤을 때 올해 가뭄은 지난 1939년 가뭄의 성질과 유사하다.”

변희룡 부경대 환경대기학과 교수는 19일 삼국시대 이후 문헌자료와 강수량 분석을 통해 ‘대가뭄’과 ‘극대가뭄’주기설을 주장하며 이같이 말했다. 올해 서울에 장마가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변 교수는 “지난 1939년 대가뭄이 왔을 때는 장마가 없었고, 1977년에는 한차례 장마가 있었지만 가뭄이 이듬해까지 지속됐다”며 “효과적 가뭄지수(EDI)로 분석해보니, 올해는 지난 1939년과 유사한 성질을 보였고 이에 따라 올해 서울은 장마가 오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변 교수가 근거로 든 효과적 가뭄지수(EDI)는 그 날의 유효수자원량(지하수ㆍ표층수 등)을 계산해 평년치와 비교한 것이다. EDI가 ‘0’이면 정상적인 상태이고, 마이너스(-) 값이 클수록 가뭄이 심한 상태다. 대가뭄과 극대가뭄은 이 수치를 상대적으로 비교한 것으로 38년 주기로 낮은 패턴이 확인됐고, 124년 주기로 극심하게 낮은 패턴을 보였다는 것이 변 교수의 주장이다. 그는 “대가뭄은 지난 1901년, 1939년, 1977년 등 38년 주기로 반복됐다”며 “각각의 EDI 수치가 다른 시기와 비교해볼 때 전국적으로 심했고 그 시점을 전후로 각각 1년씩 총 3년간 지속되는 특징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변 교수는 대가뭄과 극대가뭄이 겹친 지난 1901년의 국내 정세에 대해 흥미로운 분석을 내놓았다. 그는 “극대가뭄은 1882년 시작해 1901년 정점을 찍고 1910년까지 유지, 총 29년간 지속됐다. 1901년 당시 극대가뭄과 대가뭄기가 겹치며 정국에도 극심한 혼란을 초래했다”고 말했다.

그는 임오군란(1882년)으로 대표되는 당시의 혼란한 정세도 눈여겨 볼만하다고 말했다. “사건의 발단은 군인이 받는 봉급미가 밀린 것에서 시작됐는데 그마저도 모래가 절반 이상 섞여 있었다”며 “이는 그 해 농작물 수급이 비정상적이라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EDI를 보면 북한의 개성, 원산, 함흥, 장전도 극심한 가뭄 상태인데 북한이 이 어려운 환경을 잘 넘길 수 있을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변 교수는 “극대가뭄 주기를 감안하면 지난해부터 시작된 극대가뭄이 올해를 지나 오는 2025년쯤 정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며 “벌써부터 강화와 춘천 등의 가뭄은 관측 이래 가장 심하다고 할 정도”라고 말했다.

현재 가뭄의 원인에 대해서는 “등온선 분포를 보면 중국 대륙 서쪽에서 발생한 열기가 한반도를 피해 만주 쪽으로 올라가고 있다. 한반도를 기준으로 북쪽의 기온이 남쪽보다 높은 상태”라고 진단하며 “이렇게 되면 한반도에 저기압이 발생하기 어렵고, 비가 내리지 않게 된다. 통상 6월 말이면 없어지는 이 현상이 얼마나 지속될 지도 지켜볼 일이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기상청 당국자는 “고문헌에 토대한 주장”이라며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평가하긴 어렵지만 학계에서 제기된 하나의 의견 정도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정치섭기자 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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