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결승전 A조 제2국
백 이동훈 3단 흑 이세돌 9단
장면 9 먼저 참고1도부터 보자. △가 놓인 시점에서 이대로 알기 쉽게 바둑이 마무리된다면 흑이 덤내기 어려울 것 같다. 그래서 이세돌이 하변에 1로 붙여서 상대의 응수를 물었다. 백이 4로 받으면 안전하지만 집으로 적잖이 손해다. 이런 식으로 조금씩 손해를 본다면 백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그래서 이동훈이 2, 4로 반발했다. 승부수다. 5부터 10까지 최대한 실리 이득을 본 다음 백 대마의 사활에 승부를 걸겠다는 뜻이다. (8 … 1)
이세돌이 1, 2를 교환한 다음 3으로 치중해서 드디어 본격적인 대마 사냥이 시작됐다. 이동훈이 4로 단수 쳤을 때 흑이 참고2도 1로 나가는 건 안 된다. 2부터 8을 선수한 다음 10으로 씌우는 수가 있어서 16까지 백 대마가 간단히 살아간다. (15 … △) 따라서 실전처럼 5, 7로 돌려친 게 정수다.
이후 8부터 18까지 피차 거의 외길 수순을 거쳐서 백이 가까스로 패 모양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동훈이 어려운 상황에서 용케 수를 낸 셈이지만 흑은 전혀 손해가 없는 꽃놀이패다. 이래서는 흑의 승리가 거의 굳어진 것 같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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