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는 기수, 연구하는 마필관계자'는 경마 선진국을 꿈꾸는 한국경마계의 최대 화두다. '경마기계'가 아닌 세계적인 경주마를 발굴하고 은퇴 이후에도 또 다른 희망을 이어가기 위해 힘들지만 반드시 가야할 길이다.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재호(36세)와 김영민(35)기수가 10여년간의 기수 생활을 마감하고 깜짝 은퇴를 선언했다.
이들은 6월 초 부경경마 심판 사무실을 찾아 은퇴 결심을 전달했다. 경마계 대표적인 학구파로 손꼽히는 이들은 "조교사 데뷔를 목표로 경주마 훈련과 연구활동에 집중하기 위해 기수 생활을 정리할 때가 됐다고 판단했다. 경주마 트레이너로써 제2의 경마인생을 준비하겠다"며 "후회없는 기수 생활을 보낸 만큼 경주마 트레이너로써 멋지게 돌아오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영민 기수는 지난 2005년 데뷔해 올해로 11년 차에 접어든 기수로, 지금까지의 경주전적은 1510전 84승으로 승률 5.5%를 기록 중이다. 우승횟수는 적은 편이지만 복승률(12.2%)과 연승률(19.8%)이 좋아 경마관계자들 사이에선 '기본기가 충실해 자기 역할은 해주는 기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경마계에서 일류가 되기 위해선 만족할 수 없었다. 때문에 기수시절보다 낮은 수입이지만, 뛰어난 경주마를 발굴하고 훈련시킬 수 있는 트레이너로의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 것이다.
박재호 기수는 데뷔 때부터 주목받던 기수다. 박재호 기수는 2003년 서울경마공원에서 첫 데뷔전을 치렀다. 부산기수로 선발이 되었지만, 당시 부산개장이 늦춰지는 바람에 서울에서 우선 경주에 투입된 것.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개장 원년이었던 2005년에 18승을 기록한 그를 보고 마필관계자들은 새로운 리딩자키의 탄생이라는 표현을 주저하지 않았다. 능숙한 일본어와 해외 마필관계자들과의 교류를 지속해온 박재호 기수는 2010년 '기수 해외진출 사업' 대상자로 발탁, 3개월간 일본지방 경마에서 기수로 활동하기도 했다.
채준 기자 dooria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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