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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흑인 기독교史에서 중요한 교회, 백인이 무차별 총격 최소 9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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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흑인 기독교史에서 중요한 교회, 백인이 무차별 총격 최소 9명 사망

입력
2015.06.18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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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관의 잇단 흑인 용의자 폭력사건으로 인종 차별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미국에서 이번엔 흑인교회를 상대로 한 무차별 총격사건이 벌어졌다.

17일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쯤 미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에 위치한 이매뉴얼 아프리카 감리교에 백인 남성이 무단 침입한 뒤 무차별 총격을 가해 예배를 드리던 이 교회의 흑인 목사이자 주 상원의원인 클레멘타 핑크니를 포함해 9명이 사망하고 1명이 다쳤다. 사망자 중 6명은 여성이고 3명은 남성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용의자가 21세 청년으로 추정되며 마른 체형에 회색 후드와 청바지, 부츠를 신고 있었다고 밝히고 공개 수배했다. 범행 직후 달아난 용의자를 쫓기 위해 경찰은 순찰차와 헬기를 동원해 사건 현장 인근을 수색 중이다.

당국 관계자들은 이 사건을 백인에 의한 인종 증오범죄로 보고 있다. 그레고리 멀린 찰스턴 경찰청장은 “사람들이 모여 기도를 하고 있을 때 교회로 들어와 그들의 생명을 앗아간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사건”이라며 증오범죄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조셉 라일리 찰스턴 시장도 “기도를 드리고 있는 사람들에게 다가와 총을 쏠 수 있는 사람은 증오로 가득 찬 이들 뿐”이라며 “이는 매우 악랄한 행동”이라고 밝혔다.

1816년 세워진 유서 깊은 이 교회는 오랫동안 찰스턴의 랜드마크로 역할 해왔으며, 미국의 흑인 기독교사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AP는 전했다. 특히 창립자 중 한명인 덴마크 베시는 1822년 노예 봉기를 주도하는 등 흑인 인권을 위해 앞장섰으며, 당시 백인 지주들이 이들이 운영하던 교회를 불태워 갈등을 빚기도 했다. 이 교회 목사들은 사건 현장 인근에 모여 교인들을 위한 기도를 하고 있다.

한편 지난 4월 백인 경찰관이 흑인 남성을 길에 세우고 총격을 가하는 영상이 공개돼 큰 파문을 일었던 노스찰스턴이 이번 사건현장의 인근에 있다. 당시 백인 경관은 미등이 고장 났다는 이유로 차를 몰던 흑인 윌터 스콧의 차를 정차시킨 후 스콧이 도망가자 그의 뒤를 쫓아가 총 8발을 쐈다. 영상 공개 이후 주민들은 시 청사 등지에서 흑인 남성의 죽음에 항의하는 촛불시위를 벌였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뿐만 아니라 미국 전역에서는 최근 들어 백인 경찰관이 흑인을 강압적으로 진압해 사망하게 하는 사건이 여러 차례 발생했다. 그러나 미주리주 퍼거슨에서 흑인 청년을 무참히 살해한 대런 윌슨, 위스콘신주 매디슨에서 몸싸움 중 비무장 흑인 청년을 사살한 맷 케니 등 가해자 대부분은 불기소 처리됐다. 일부 지역에서는 이에 반발한 시민들이 폭동을 일으키는 등 과격 대응에 나서기도 했다.

신지후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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