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미국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첫 선거운동 전술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때리기’를 선택했다. 부시 진영의 예상 밖 공세에 클린턴 진영도 적극 맞대응할 태세여서 선거전 초반부터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부시 전 지사는 16일 밤 폭스뉴스에 출연 클린턴 전 장관을 겨냥해 “그녀는 영리하다, 나는 그녀가 미국을 사랑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8년간 상원의원을 지내면서 법안 3개에만 이름을 올렸다”고 비판했다. 또 “국무장관으로서도 러시아와의 관계 조정 부문이나 테러범에게 주미 리비아 대사 등 4명이 살해됐던 벵가지 사건을 비켜가기 위해 리비아에서 미국을 후퇴시킨 것 등은 완전한 실패했다”고 공세를 취했다.
부시 전 지사는 클린턴 전 장관의 약점으로 꼽히는 대(對) 언론관계도 문제 삼았다. 그는 “나도 실수를 할 것이다, 장담할 수 있다, 그렇다고 나와 의견이 다른 사람에게 그것을 숨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클린턴 전 장관이 지난 4월12일 출마선언 이래 기자회견을 단 한 차례만 하는 등 언론을 극도로 기피하고 있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부시 진영 초반부터 공세에 나서는 것은 그가 공화당 후보로 선출될 경우 민주당 경쟁자로 맞붙을 것이 확실시되는 클린턴 전 장관과의 격차가 쉽게 좁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미 언론에 따르면 장관 재직시절 개인 이메일 사용과 클린턴 재단의 불투명한 거액 헌금 등으로 클린턴 전 장관의 도덕성이 실추됐는데도, 여론조사에서는 클린턴(지지율 47.6%ㆍ14일 현재) 전 장관이 부시(42.4%) 전지사를 압도하는 형세가 바뀌지 않고 있다. 대선 풍향계로 불리는 뉴햄프셔, 사우스캐롤라이나, 네바다 주 투어에 나서기 전에 일단 ‘클린턴 대세론’부터 꺾는 게 중요하다는 게 부시 진영의 전략으로 해석된다.
클린턴 진영도 신속하게 응수하고 나섰다. 높은 인지도에도 불구, ‘뭔가 숨기는 게 많다’는 부정적 인식을 잠재우기 위해 지난주 말 첫 대중연설 이후 언론 접촉을 부쩍 강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주요 대선주자 중 지지율이 가장 높은 ‘대세 후보’라는 점을 강조하려는 듯 2016년 당선은 물론이고 대통령 연임 의지까지 밝히고 나섰다.
클린턴 전 장관은 17일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투어에서 “대통령으로서 2기 행정부 마지막에 내 남편의 시기보다 더욱 전쟁 없는 경제성장을 누렸음을 확인하기를 원한다”며 ‘연임’을 언급했다. 또 “남편이 대통령을 한 기간은 역사상 가장 평화로운 성장의 시기였다”고 주장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