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미국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한 미국의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사진)가 ‘시끌벅적’하게 출발했다. 또, 그의 선거운동에 자신의 노래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가수가 등장하는 등 ‘안티’도 거세지고 있다.
‘막말’에 가깝다는 비판이 쏟아진 16일(현지시간) 출마 기자회견 후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SNS)에는 댓글이 폭주했다. 트럼프가 출마 선언 직후인 16일 정오부터 17일 자정까지 12시간 동안 340만 명의 미국인이 댓글을 달거나, ‘좋아요’를 누르거나, 글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640만 건의 반응을 보였다. 이는 출마선언 당일 470만 명이 1천1만 건의 반응을 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다음으로 많은 것이다.
공화당 예비주자 가운데 가장 페이스북을 달궜던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도 210만 명, 550만 건 정도였고, 유력주자인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는 49만3천 명, 84만9천 건에 지나지 않았다. 트럼프의 출현은 최근 시들해져 가던 페이스북의 대선 논쟁에 불을 붙인 격이 됐다. 폴리티코, 뉴욕데일리뉴스 등 미국 언론도 민감한 정치 관련 발언을 서슴지 않는 트럼프의 대표적인 트윗글을 뽑아서 게재하며 그의 ‘입’을 계속 주시했다.
트럼프로부터 느닷없는 비판을 들었던 외국 정부들은 이례적으로 고위 당국자가 공개 반박에 나섰다. 미겔 앙헬 오소리오 총 멕시코 내무장관은 ‘멕시코 이민자는 범죄자’라는 식의 트럼프의 기자회견 발언에 “해롭고 터무니없다. 논란만 일으키고 있다”고 힐난했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이 교활한 사업 관행으로 미국의 일자리를 훔쳐가고 있다’는 요지의 그의 발언에 대해 양국의 경제협력이 발전돼온 점을 강조했다.
유명 포크록 가수인 닐 영은 트럼프가 출마 기자회견장에서 자신의 노래 ‘Rockin’ In The Free World’를 배경 음악을 허락없이 썼다면서 “트럼프는 내 노래를 사용할 권리가 없다”고 제동을 걸었다.
언론들은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후보 여론조사에서 3∼5% 지지율을 보여 지지율 기준으로 참가자를 10명으로 제한하는 오는 8월 폭스뉴스 대선후보 토론회에 참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로 인해 밀려나는 후보도 있지 않냐면서 트럼프를 공화당 경선전의 ‘골칫거리’로 묘사했다. 다만, 대선출마를 선언한 공화당의 칼리 피오리나 전 휴렛팩커드 최고경영자(CEO)는 “트럼프가 미국인이 관심을 갖는 이슈들을 건드리고 있다”며 그를 폄하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보였다.
강주형기자 cubie@ha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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