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2016년 미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그의 장기인 ‘막말’을 쏟아냈다.
트럼프는 16일 뉴욕 맨해튼 트럼프타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출마선언과 더불어 그가 신고한 재산은 92억4,000만달러(약 10조3,000억원)으로 포브스가 추정한 금액(약 4조5,000억원)의 두 배가 넘는 규모다.
그는 출마 선언에서 “나는 부유하다, 무신경한 소리가 아니라 그것이 이 나라에 필요한 리더의 자질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느닷없이 독설의 표적을 멕시코로 돌렸다. “그들은 문제가 많은 사람들을 미국으로 보내고 있다, 이들은 성폭행범이고 마약 범죄를 가져오고 있다”면서 “남쪽 국경에 거대한 방벽을 쌓겠으며 돈은 멕시코에게 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자신이 대통령이 된다면 불법 이민자에게 체류권을 부여하려는 오바마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즉각 폐기하겠다면서 “나는 세계에서 제일 좋은 골프장들을 갖고 있다, 그가 하루 속히 물러나 골프나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멕시코는 즉각 발끈하고 나섰다. 미겔 앙헬 오소리오 총 멕시코 내무장관은 이날 멕시코시티에서 “트럼프의 발언은 해롭고 터무니없다, 논란만 일으키고 있다”고 비난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트럼프는 이미 3월에 대선출마를 위한 준비위원회를 발족시켰지만, 1988년부터 5차례나 공화당 후보경선 참여를 저울질 한 뒤 결국 나서지 않았던 이력이 있어 실제 출마여부를 알 수 없는 상태였다. 그는 출마연설에서 “재미나 이익을 위해 출마하는 게 아니라, 이 나라가 심각한 문제에 처해있기 때문에 출마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인지도와 재력을 통해 초반에 큰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는 관측을 받고 있다. 하지만 과격한 발언 성향이 그대로 드러난 그의 출마연설로, 월스트리트 저널을 비롯한 외신들은 ‘선거판이 혼탁해질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트럼프의 출마 선언으로 공화당 대선 후보군은 아직 선언하지 않은 경우를 포함 20명에 달해 난립양상을 보이고 있다.
박병준 인턴기자(서강대 정치외교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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