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여자월드컵 예선 마지막 경기
두 사람 호흡, 3경기서 7골 경험도
윤덕여(54)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 감독이 스페인과의 벼랑 끝 승부에 박은선(29ㆍ로시얀카)을 대표팀 최전방에 내세우겠다고 밝혔다.
윤 감독은 2015 캐나다 여자 월드컵 조별리그 E조 마지막 경기인 스페인전을 하루 앞둔 17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박은선의 선발 출전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감독은 스페인과의 최종전이 월드컵 16강 진출을 향한 마지막 일전인 만큼 박은선 카드로 승부수를 던지겠다는 계획이다. 한국 여자축구의 간판 스트라이커인 박은선은 왼쪽과 오른쪽 발목에 모두 부상을 당해 브라질, 코스타리카와의 1, 2차전에서 벤치만 지켜야 했다.
박은선이 나서지 못한 사이 대표팀은 첫 승 제물로 여겼던 코스타리카와의 경기에서 막판 동점골을 헌납하는 등 고초를 겪었다. 현재 1무1패(승점 1)로 조 최하위다. 스페인전 패배땐 12년 만에 이룬 월드컵 본선 진출도 조별리그에서 마침표를 찍게 된다.
윤 감독은 1, 2차전을 치르는 동안 박은선을 마지막 카드로 아껴뒀다. 박은선의 체력을 비축하면서도 16강을 결정지을 수 있는 중요한 경기에 그를 투입하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코스타리카전이 예상치 못하게 무승부로 끝나면서 박은선을 제대로 활용조차 해보지 못했다.
윤 감독은 “3차전은 물러설 수 없는 한판”이라며 박은선을 기용할 차례임을 암시했다. 그는 이어 “마지막 최종 훈련 통해 박은선의 컨디션을 최고조로 끌어올리겠다”며 “선발로 나가더라도 본인의 역할을 충분히 해줄 것”이라고 믿음을 보냈다.
박은선과 지소연(24ㆍ첼시레이디스)이 맞추는 호흡도 대표팀에게는 큰 활력이 될 전망이다. 박은선은 지난해 아시안컵 대표팀에 합류하면서 4년 만에 태극마크를 달았다. 긴 방황 끝에 다시 대표팀과 연을 맺은 만큼 A매치 골이 간절하다. 박은선은 2003년 월드컵 전패의 아픔도 씻어내겠다는 각오다. 지소연 역시 A매치 77경기 39골을 기록한 든든한 공격 자원이다. 지소연은 아시안컵에서 박은선과 단 3경기 만에 7골을 합작한 기억을 갖고 있다.
한편 스페인의 이그나시오 케레다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브라질과의 2차전(0-1 패)에서 창의적으로 기회를 계속 만들었으나 살리지를 못했다”며 “한국전에서는 반드시 골 찬스를 살리겠다”고 다짐했다. 스페인은 코스타리카와의 1차전에서도 슈팅 수 19-3으로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지만 경기를 1-1 무승부로 마무리한 바 있다.
스페인(승점 1ㆍ골득실 -1)은 한국(승점1ㆍ골득실 -2)에 골득실에서 앞선 3위를 기록 중이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반드시 이기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 케레다 감독은 “문제는 심리적인 부분에 있다고 보고 정신적인 해결책을 찾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현주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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