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는 친환경 차량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현재 LG화학, 삼성SDI 등 한국업체들과 파나소닉, AESC 등 일본업체들이 세계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업체인 LG화학은 최근 중국에서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이어 버스까지 수주하며 완벽한 전기차 공급군을 구축했습니다.
이처럼 우리나라가 배터리 강국이지만 정작 배터리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습니다. 특히 잘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상상을 초월하는 배터리 수명입니다.
전기차 배터리는 일반 건전지와 달리 오래 사용할 수 있습니다. 업계 성능평가에 따르면 40만㎞ 이상을 주행해도 전기차 배터리는 초기 대비 85% 이상 성능을 유지합니다. 이 정도면 서울과 부산을 500번 왕복해도 배터리의 성능이 거의 변화 없다는 얘기입니다.
승용차의 평균수명이 주행거리 기준 15만~20만㎞인 점을 감안하면 배터리 수명이 얼마나 긴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전기차 배터리 수명이 자동차보다 길어서 폐차시 배터리만 분리해 가정용 전력저장 장치로 재활용하는 기술도 연구 중입니다.
배터리가 외부 충격이나 열을 받으면 폭발하지 않을까 걱정하지만 업계에서는 그럴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합니다. 업계 시험에 따르면 배터리 팩에 30㎏ 추를 1미터 이상 높이에서 떨어뜨리고 배터리 팩을 원래 형태의 50% 수준까지 압축하거나 직접 열을 가해도 폭발하거나 불이 나지 않았습니다.
전기차 배터리 팩은 방수, 방진 설계가 돼있어 침수돼도 배터리를 안전하게 보호합니다. 만약 배터리 내부로 물이 들어가면 자동으로 배터리와 차량간 모든 전력이 차단됩니다.
배터리 제조업체와 완성차업체는 극지와 사막을 비롯한 모든 기후조건에서 배터리 성능 시험을 합니다. 현대자동차의 쏘나타와 기아차 K5 하이브리드에 탑재된 배터리는 영하 30도 이하와 영상 55도 이상에서도 정상 성능을 발휘합니다.
관건은 주행거리를 늘리는 것입니다. 현재 전기차는 한 번 충전시 주행거리가 160㎞ 정도에 불과해 휘발유나 경유 차량보다 경쟁력이 떨어집니다. 이에 따라 관련 업계에서는 배터리 내부공간을 최대한 활용해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LG화학 관계자는 “최근 320㎞ 이상 갈 수 있는 배터리 개발에 성공해 양산을 앞두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강철원기자 strong@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