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최소 '4-0' 승리가 날아갔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8위인 한국은 143위인 미얀마를 압도하지 못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지난 16일 밤 태국 방콕 라자망갈라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2차 예선 1차전 미얀마와 경기에서 2-0으로 이겼다. 승점 3점을 확보했지만, 내용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대표팀은 결정적 골 찬스를 여러 차례 맞았지만 2골을 넣는 데 그쳤다.
슈틸리케 감독은 경기 후 "공격 기회를 살리지 못했고 패스 실수도 많았다"고 총평했다. 이날 슈팅 수는 한국이 20개, 미얀마가 3개, 유효슈팅(골문 안을 향하는 슈팅)은 한국 9개, 미얀마 2개였다.
한국은 두 번의 득점을 제외하고도 전반에 염기훈과 손흥민, 후반엔 손흥민과 이용재가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염기훈은 전반 6분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왼발슛을 날렸으나 공은 미얀마 골대를 맞고 튕겼다. 11분 손흥민의 오른발 강슛은 상대 수비수의 몸에 맞았다. 그는 후반 5분에도 수비수들을 뚫고 슛을 날렸으나 강도가 약했다. 후반 42분 이용재는 정우영의 롱패스를 받고 골키퍼까지 완벽히 제쳤지만 득점에 실패했다.
전반 손흥민과 후반 이용재의 슛은 특히 아쉬움이 남는다. 골키퍼가 부재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둘의 슛은 골대 앞 수비수를 향해 정직하게 날아갔다. 최소 '4-0 승리'의 기회를 흘려 보낸 셈이다.
물론 동남아 2연전(UAE, 미얀마전)을 통해 슈틸리케호가 얻은 성과도 있다. 대표팀은 기성용, 구자철, 박주호 등 유럽파가 대거 빠진 상황에서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K리거' 염기훈과 이재성 등은 유럽파들의 공백을 잘 메웠다. 세트피스의 완성도가 높아진 것도 주목할 만한 수확이다. 미얀마전 전반 3분 염기훈이나 후반 22분 손흥민의 프리킥은 모두 골문을 정확히 겨냥했다. 공이 골대를 벗어나거나 수비수를 맞추던 전과 달리 세트피스가 날카로워졌다. 앞서 세트피스 훈련에 집중한 결과다.
대표팀은 이제 2015 동아시아연맹(EAFF) 축구선수권대회(동아시안컵) 우승을 조준한다. 동아시안컵은 오는 8월 1일부터 9일까지 중국 우한에서 열린다. 한국은 일본, 중국, 북한과 경쟁한다. 한국은 직전 대회였던 2013년 동아시안컵에서 3위(2무 1패)로 부진했다.
동아시안컵은 국제축구연맹(FIFA) 'A매치 데이 캘린더'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슈틸리케 감독이 유럽파 선수들을 소집하는 데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대표팀은 이번 동아시안컵 때도 유럽파 선수들이 대거 제외된 스쿼드로 경기를 치러야 할 가능성이 높다. 슈틸리케 감독은 선수층이 두껍지 않은 만큼 전술 구상에서 제약을 받을 수 있다. 자원이 부족할 때 최선책은 효율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그래서 더욱 필요한 것이 골 결정력 보완이다.
동아시안컵 성적은 라오스전(9월3일), 레바논전(9월8일) 등으로 이어지는 월드컵 2차 예선 행보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슈틸리케호가 당장 미얀마전 오답노트를 면밀히 분석해야 하는 이유다.
사진=울리 슈틸리케 대표팀 감독(맨 오른쪽, KFA 제공).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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