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도박으로 회삿돈 11억 탕진한 30대 구속

인터넷 도박으로 회삿돈 11억 탕진한 30대 구속

인터넷 도박에 빠져 회삿돈 11억원을 횡령한 30대가 경찰에 구속됐다.

부산 서부경찰서는 회사 공금 11억원을 횡령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이 회사 전 직원 홍모(35)씨를 구속했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홍씨는 지난달 29일께 부산 사하구 신평동 한 회사에 근무하며 공금 2,000여만원을 빼돌려 인터넷 도박에 탕진하는 등 같은 수법으로 지난해 1월부터 지난 1일까지 회삿돈 11억원을 횡령한 혐의다.

홍씨는 작은 규모의 이 회사에서 경리와 회계를 전담했다. 언변이 능했던 그는 거래처에는 자신의 회사 사정 때문에 대금 결제 기일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한 뒤, 대금을 결제한 것처럼 서류를 꾸며 의심을 피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이 같은 행각은 매년 5~6월경 감사 기간이 도래하는 것을 안 홍씨가 최근 회삿돈 1억2,000만원 상당을 빼돌려 잠적하며 뒤늦게 밝혀졌다.

홍씨는 경찰에서 “6월 감사를 앞두고 마지막으로 인터넷 도박을 한번만 더 해보자는 생각에 지난달 29일 회삿돈 2,000만원가량을 썼다”며 “정신이 멍해져서 성공하거나 목숨을 끊겠다는 생각으로 회삿돈 1억2000만원을 가지고 잠적했다”고 진술했다. 홍씨는 자신의 집에 “부모님께 죄송하다. 큰 잘못을 저질렀다”는 내용의 편지를 남기기도 했다.

경찰은 휴대전화 기록을 추적한 끝에 지난 9일 오후 홍씨를 경남 김해에서 체포했다. 부산=정치섭기자 su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