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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투톱, 정점 치닫는 '불안한 동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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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투톱, 정점 치닫는 '불안한 동거'

입력
2015.06.17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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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석 여의도硏 원장 내정으로

김무성, 유승민에 사실상 선전포고

박 대통령 국회법 거부권 행사 땐

재의결ㆍ부결 따라 파경 이를 수도

새누리당 투톱이 각종 현안에서 부딪치면서 불안한 동거를 이어 가고 있다. 16일 서울 양천구 신월동 메디힐 병원을 방문해 의료진을 격려하고 있는 김무성 대표. 연합뉴스
새누리당 투톱이 각종 현안에서 부딪치면서 불안한 동거를 이어 가고 있다. 16일 서울 양천구 신월동 메디힐 병원을 방문해 의료진을 격려하고 있는 김무성 대표. 연합뉴스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유승민 원내대표.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유승민 원내대표.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의 동거가 아슬아슬하다. 국회법 수정 논란 와중에 불거진 당청 갈등에서 미묘한 행보 차이를 보인 두 사람이 여의도연구원장 및 사무총장 등 당직 인선을 두고 또다시 틈새가 벌어지고 있다. 여기에 청와대가 개정 국회법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하기라도 한다면 새누리당 투톱의 불안한 정치적 동거는 파경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이다.

최근 여의도연구원(여연) 원장에 보수 경제학자인 김종석 홍익대 교수가 내정되면서 투톱의 신경전은 고조되고 있다. 김 대표가 내세운 김 교수는 경제정책에 관한 한 유 원내대표와 대척점에 있는 인물이고, 그를 당의 싱크탱크인 여원 수장에 앉혔다는 것은 유 원내대표에 대한 선전포고라는 평가가 많다. 여권 관계자는 16일 “여연이 내년 총선과 정책 추진 과정에서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권력투쟁이 본격화 하는 양상”이라며 “(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더는 같이 갈 수 없는 상황으로 분위기가 전개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 원내대표와 정치적 거리가 가까운 경제민주화실천모임(경실모)이 김 교수 내정을 공개적으로 반대하면서 내홍은 표면화했다. 경실모를 이끌고 있는 김세연 의원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순환출자 및 금산분리 등에 대한 김 교수의 과거 발언을 거론하며 “국민 다수의 판단과는 큰 괴리를 보이는 인식”이라며 “충분히 당내 모든 구성원들의 공감과 많은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인선이 이뤄져야 할 것인데 왜 이렇게 충분한 의견수렴을 거치지 않고 급히 진행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앞서 김 교수의 내정 사실이 알려진 15일 경실모는 ‘경제민주화 부정하는 여의도연구원장 인선에 반대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개혁성향의 경실모는 전ㆍ현직 의원 50여명으로 구성된 당내 최대 모임으로, 유 원내대표와 가까운 의원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투톱의 신경전은 향후 당직 개편 과정에서도 재현될 수 있다. 특히 이날 이군현 사무총장의 사퇴로 공석이 된 사무총장, 제1사무부총장 등의 주요 당직 개편 과정에서 김 대표와 유 원내대표가 강하게 충돌할 수 있다. 사무총장은 당의 살림은 물론 내년 총선에서 공천을 관리할 핵심 보직이라서 김 대표가 양보하지 않을 것이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청와대가 개정 국회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는 경우 투톱의 불안한 동거는 파탄날 수 있다. 김 대표는 당청 갈등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청와대의 의중을 따를 수밖에 없고, 유 원내대표 또한 자신의 정치적 생명이 걸린 문제인 만큼 재의결에 목숨을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앞서 청와대가 개정 국회법의 위헌성을 지적했을 때도 김 대표는 “대통령과 당의 뜻이 다를 수 없다”며 당청 갈등 진화에 나섰지만 유 원내대표는 일전불사의 뜻을 내비친 바 있다. ‘원박(원조친박)’이라는 같은 호적을 가진 투톱의 정치적 운명이 결국은 박근혜 대통령과의 관계설정을 두고 갈림길에 선 형국이다.

정민승기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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