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137번 환자가 증상을 보인 뒤 8일 간 서울 지하철을 타고 다닌 것으로 확인되자 지하철 내 감염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하철 전파가 일어날 가능성은 극히 낮다며 지나친 공포심의 자제를 당부했다.
16일 서울시에 따르면 137번 환자는 12일 확진 판정 이전인 3일부터 10일까지 8일간 출퇴근과 병원 방문을 위해 서울 지하철 2ㆍ3호선을 탔다. 당초 서울시는 시민들의 공포감을 자극할 동선 공개를 놓고 수 차례 회의를 열 만큼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창보 시 보건기획관은 “전체 확진자 154명 중 대중교통을 통해 감염된 사례가 한 건도 없는데다 공포심을 줄 수 있어 고민이 많았다”면서 “그러나 시민의 알 권리 보호 차원에서 공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시는 전날 밤 137번 환자가 이용한 지하철 2ㆍ3호선에 대해 3단계에 걸친 방역 작업을 실시했다. 지하철 손잡이 등을 닦는 소독 작업을 한 뒤, 분무, 연막 등 이중 삼중의 방역을 실시, 안심해도 된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보건복지부 역시 지하철 이용 당시 137번 환자의 증세가 심하지 않아 대규모 감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다수 전문가들도 지하철 내 감염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조성일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중동에서도 메르스가 공기를 통해 감염된 사례가 희박하다”며 “대중교통 내 접촉에 지나치게 공포심을 갖기 보다 평소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하는 게 보다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신상엽 한국의학연구소 감염내과 교수도 “입원할 정도의 중증 환자가 아니라면 바이러스 배출량이 매우 적기 때문에 정황상 137번 환자로 인한 감염 가능성은 낮다”면서 “다만 혹시 모를 가능성에 대비해 환자의 동선을 모두 공개해 접촉자를 찾는 것은 필요한 조치라고 본다”고 분석했다.
손효숙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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