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춘천 물레길. 한국관광공사 베공
전국 팔도에 'OO길' 참 많은 요즘이다. 춘천에 여느 길과 조금 다른 길이 있다. 카누를 타고 의암호를 가로지르는 '물레길'이다.
춘천은 호반의 도시다. 호수가 많아 호수 위로 길을 내기에 적당하다. 게다가 의암호 주변은 개발이 더뎌 자연이 잘 보존돼 있다. 이 점에 착안해 춘천시와 사단법인 물레길이 2011년에 물레길을 조성했다.
●초보자도 쉬운 인디언 전통카누
지금까지 반응이 좋다. 호수 위에서 카누를 탄다는 것이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다. 한쪽에만 날이 달린 패들(노)을 이용하는 것이 카누다. 양쪽에 날이 달린 패들을 사용하는 것은 카약이다. 물레길에서는 카누를 탈 수 있다.
찾는 사람들이 제법 많다. 유럽에서는 카누가 레저로 대중화 됐다. 일본에도 마니아층이 두텁다.
물레길에서는 인디언들이 사용하던 것과 같은 방식으로 제작된 전통카누를 탈 수 있다. 캐나다 베어마운틴 크래프트 공방에서 직접 설계, 제작 기술을 배워와 만든 카누다. 캐나다 전통카누협회의 인증까지 받았다는 것이 물레길 관계자의 설명이다. 플라스틱으로 만든 카누와 질적으로 차이가 난다. 이렇게 나무로 만들어진 전통카누를 탈 수 있는 곳은 이례적이다.
처음 카누를 타더라도 부담 가질 필요 없다. 인디언들이 카누를 대중교통 수단으로 이용했다. 그만큼 배우기 쉽다. 약 15분의 교육으로 전진, 후진, 방향 바꾸기 등이 가능하다. 어른 2인, 아이 2인이 탈 수 있는 17피트(약 5m20cm)짜리 카누 무게가 25~30kg이다. 덩치에 비해 가벼워 다루기 수월하다. 급류를 타지 않으니 카누가 뒤집힐 염려도 없다.
송암레저타운이 출발점이다. 이곳에서 붕어섬을 거쳐 의암댐까지 다녀오는 약 3km 구간이 가장 일반적인 코스다. 카누를 타고 이리저리 패들을 젓다 보면 실제 거리는 더 길어진다. 약 1시간쯤 걸린다. 이 외에도 다양한 코스가 마련돼 있다. 날씨에 따라, 물살을 세기와 숙련도에 따라 코스가 달리 운영된다.
물레길을 따라 가다 보면 카누의 속도에 맞춰 천천히 흐르는 자연이 얼마나 평화롭고 은근한 매력이 있는지 알게 된다. 뱃머리에 부딪히는 물소리는 속된 티 없이 맑다.
●호수 안에서 호수 밖을 바라보다
의암호 중간에 위치한 붕어섬은 1967년 의암댐 건설로 생긴 무인도다. 위에서 보면 호수가 마치 붕어 닮았다고 해 붙은 이름이다. 억새습지가 있어 분위기가 천연하다. 호숫가 옛 경춘로 터널은 옆면이 아치형으로 개방돼 있어 이색적이다.
카누를 타고 바라보는 풍경은 길을 걸을 때와 느낌이 사뭇 다르다. 호수 밖에서 호수를 바라보는 것은 익숙한 일이다. 하지만 호수 안에서 밖의 자연으로 시선을 돌릴 기회는 흔치 않다. 물레길에서는 이것이 가능하다. 춘천역과 남춘천역, 송암레저타운을 연결하는 산책로도 있다. 물레길 관련 문의는 송암레저타운(070-4150-9463)으로 하면 된다.
김성환 기자 spam001@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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