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세 이상 98.5% 고령화 심각
매년 수 줄고 안전사고도 잇따라
제주 해녀들이 위기를 맞고 있다. 급속히 진행되는 고령화로 인해 현재 해녀 수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고, 해산물을 채취하는 ‘물질’을 하다 숨지는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16일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제주에서 활동하는 잠수어업인은 4,415명으로, 이 중 남자 잠수어업인 6명을 제외하면 모두 현직 해녀들이다.
지난 1970년에는 해녀가 1만4,143명이나 있었지만, 지속적으로 줄어들어 40여년 만에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연령 구성비를 보면 젊은 해녀들이 크게 줄면서 고령화 현상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면서 머지 않아 해녀의 명맥이 끊길 수가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상대적으로 젊은 50세 미만 해녀 수는 1970년 86.2%였지만, 지난해에는 1.5%에 그쳤다. 또한 30세 미만은 단 한 명도 없다. 지난해 50세 이상 해녀의 비중은 98.5%이며, 이 중 70세 이상 비중은 59.9%에 이르고 있다.
해녀의 심각한 고령화 현상은 안전사고로도 이어지고 있다. 매년 물질을 하다 숨지는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 물질을 하다 숨진 해녀는 2009년 7명, 2010년 5명, 2011년 11명, 2012년 7명, 2013년 7명, 지난해 9명 등이다. 올 들어서도 이달에만 2명이 숨지는 등 모두 5명의 해녀가 사고를 당해 목숨을 잃었다.
숨진 해녀 중 84.3%인 43명이 70세 이상으로, 고령화에 따른 체력저하와 심근경색, 고된 잠수작업 환경, 자원 고갈에 따른 무리한 조업 등이 사고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해녀들의 사고 예방을 위해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3~5명씩 짝을 지어 조업하도록 하는 등 안전대책을 마련하고는 있지만 사고 예방에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유네스코의 인류무형문화 유산 등재를 추진 중인 제주 해녀의 명맥을 유지하기 위한 적극 지원과 안전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영헌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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