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LTE·와이파이 이종망 묶은 서비스 첫 상용화
최대 속도 1.17Gbps까지 가능… KT·SKT는 16일부터 서비스
당장 사용가능 휴대폰 갤S6뿐 "망 환경상 이론상 속도" 지적도
휴대폰에 쓰이는 LTE와 노트북, 태블릿 등 각종 무선기기 연결에 필요한 와이파이 주파수를 하나로 묶어 기존 LTE보다 최대 15배 빠른 인터넷 연결 속도를 내는 서비스가 세계 최초로 국내에서 상용화된다. 이를 이용하면 울트라고화질(UHD) 영화 한 편을 2분이면 내려 받을 수 있다.
15일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는 LTE와 와이파이 주파수 대역을 한 개의 통신망처럼 묶은 ‘이종망 묶음기술’(MPTCP)을 세계에서 처음 상용화한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지역에 따라 가장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도록 LTE와 와이파이 신호를 선택해 잡아서 스마트폰의 인터넷 이용 속도를 끌어 올린다. 만약 LTE는 잘 잡히지만 와이파이 신호가 약한 지역이라면 LTE 신호를 더 많이 이용한다. 이통사들은 이 기술이 지금까지 나온 이동통신 기술보다 한 단계 진화한 것으로 5세대(G) 이동통신에 한 발 더 가까워졌다고 분석했다.
이론상 현재까지 개발된 LTE 기술 중 가장 빠른 ‘3밴드 LTE-A’는 최대 300Mbps이며 ‘기가 와이파이’는 867Mbps까지 속도를 낼 수 있다. 그러나 이번에 상용화되는 이종망 묶음기술을 이용하면 최대 속도가 1.17Gbps까지 올라간다. 이는 UHD 영화 1편(18GB)을 126초 만에, 초고음질무손실(FLAC) 음원 100곡(3GB)을 약 21초 만에 내려 받을 수 있는 속도다.
이렇게 되면 데이터 요금도 줄어들 전망이다. 기존에는 스마트폰에서 무선 인터넷을 이용할 때 빠른LTE를 활용하려면 무조건 와이파이 신호를 꺼놓아야 했지만 이 기술을 이용하면 와이파이 신호도 함께 활용하기 때문에 LTE 데이터 이용료가 낮아지게 된다.
KT는 이날 서울 광화문 올레스퀘어에서 간담회를 열고 삼성전자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 이용자들이 16일부터 스마트폰에 내장된 소프트웨어를 갱신하면 이종망 묶음기술인 ‘기가 LTE’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소프트웨어 갱신을 하더라도 월 5만9,900원 이상 데이터 선택 요금제 가입자들만 이용할 수 있도록 제한을 뒀다. KT 관계자는 “지난해 9월부터 삼성전자와 기가 LTE를 공동 개발해 갤럭시S6 시리즈를 통해 우선 선보일 수 있게 됐다”며 “하반기 출시되는 삼성전자 중ㆍ저가 스마트폰과 LG전자 스마트폰에도 이 기술을 확대 적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도 16일부터 갤럭시S6 시리즈 이용자들에 한해 ‘밴드 LTE 와이파이’라는 이름으로 같은 서비스를 제공한다. KT와 달리 어떤 요금제에 가입했더라도 이용할 수 있지만, 스포츠 중계와 게임방송에만 제한 적용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하반기에 모바일 인터넷(IP)TV 서비스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도 이달 중 같은 기술을 적용한 ‘기가 멀티패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통신사들이 제시하는 속도는 이론상 최대치일 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최대치인 1.17Gbps 속도를 내려면 기가 와이파이와 3밴드 LTE-A를 둘 다 손실 없이 연결해야 한다”며 “하지만 기가 와이파이가 보급된 곳이 아직 많지 않고 3밴드 LTE-A 스마트폰 중 이종망 묶음기술을 구현하는 것은 갤럭시S6 시리즈밖에 없어서 극히 일부 이용자만 이 기술의 혜택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서희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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