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슈퍼 전파자 잠복기 끝나
시설 격리자 일부 감소 불구
'누락 의심자 접촉' 자가격리 급증
일각선 최대 1만명 육박 우려
무단외출 귀가 등 소동도 잇따라
정부 "전 부처 동참 일대일 관리 계획"
15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으로 인한 격리자가 처음으로 5,000명을 돌파했다. 이날 649명의 격리가 해제됐지만 1,009명이 새로 추가돼 격리자 수는 5,216명을 기록했다. 특히 삼성서울병원에서 발생한 자택격리자ㆍ능동감시대상자만 4,075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돼, 격리자가 조만간 1만명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관리 대상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보건당국의 관리ㆍ감독 역량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에 따르면 메르스 의심 격리자는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달 20일 64명에서 6월3일 1,312명, 10일 3,439명, 15일 5,216명으로 급증했다.
격리자는 자택격리자가 전날보다 434명 늘어 4,925명을 기록했고, 시설(병원) 격리자는 74명 줄어 291명으로 집계됐다. 시설 격리자는 ‘슈퍼 전파자’인 14번 환자와 접촉한 사람들의 바이러스 잠복기(2주)가 12일로 끝나며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보건 당국이 미처 파악하지 못한 격리 대상자(143번ㆍ137번 환자 등)들이 외부 사람들과 접촉하며 자택 격리자가 급증했다. 특히 보건 당국은 부산 지역 두번째 확진자인 143번(31) 환자의 접촉자만 최소 700여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환자는 보건 당국이 미처 격리 조치 하지 못했던 지난달 30일~이달 11일 도심을 왕래하며 사람들과 무차별 접촉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 당국의 방역망에 구멍이 뚫려 격리 대상자가 증가한 것이다.
특히 메르스의 ‘2차 진원지’로 꼽히는 삼성서울병원에서 메르스 환자와 접촉한 환자ㆍ보호자ㆍ의사 등 ‘접촉 관리자’들은 4,075명으로 조사됐다. 접촉 관리자는 자가ㆍ시설 격리자에 능동 감시자를 포함한 넓은 범위의 ‘메르스 관리 대상자’다. 능동 감시자는 메르스 환자에 노출 됐지만 발병 가능성은 비교적 적은 사람들로, 격리되지 않는 대신 잠복 기간 동안 하루 1~2회 보건소로부터 상태 관리를 받는다. 대책본부는 “이들 접촉 관리자에 대해 전화 통화 등의 역학 조사로 위험도를 파악한 뒤 격리자 최종 명단에 추가할 예정”이라며 “기존 격리자에 더해 최대 격리자가 1만명 정도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격리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며 보건당국의 관리ㆍ감독 어려움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서울 강남세브란스 병원에서는 지난 12일 메르스 검사 결과를 기다리던 141번(42ㆍ확진) 환자가 당국의 대기 요청을 거부하고 무단 귀가했다. 충북 청주에서도 14일 메르스 자가 격리 대상자로 지정된 50대 여성이 “답답하다”며 외출을 해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국민안전처 범정부메르스대책지원본부 관계자는 “격리 해제된 의심자를 관리하던 공무원이 추가 격리자를 관리하는 구조라 인력 부족은 없을 것”이라며 “다만 격리자에 대한 밀착 관리가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자가 격리가 쉽지 않지만 추가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조금만 인내하는 시민 의식을 발휘해 달라”고 말했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