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1년 3월 2일 울산 UNIST 대학 입학식에서 2001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팀 헌트 박사가 ‘세포분열의 비밀과 암 문제’라는 주제의 특강을 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여성과학자들은 울기만 해서 골칫덩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 비판 받은 영국의 노벨상 수상자가 절망감으로 소파에 앉아 엉엉 울어버렸다고 토로했다.

팀 헌트 전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명예교수는 14일 영국 가디언 일요판인 옵서버와 인터뷰에서 문제의 발언을 했던 당시를 회상하며 “불안하고 조금 혼란스러워 미쳐버렸던 것 같다”면서 “용서받을 수 없겠지만 반어적인 얘기였다”고 주장했다.

2001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헌트는 지난 9일 서울에서 열린 세계과학기자대회에 참석해 여성과학자들과 오찬에서 “여성과학자들은 실험실에 있으면 남성과학자와 사랑에 빠지고, 비판하면 울기만 해서 골칫덩이”라면서 “나는 동성 과학자들만 있는 실험실을 선호한다”고 말해 논란을 불렀다.

헌트는 인터뷰에서 “나는 끝장났다”면서 “20년 넘게 재직해온 대학 등 학문기관에서 나를 난감한 상황에 홀로 내버려두고 아무도 도와주지 않은 것은 물론 내 주장은 들으려고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의 서울 발언이 트위터를 통해 퍼져나가자 영국에 도착하기도 전에 UCL은 명예교수직 사표를 종용했고, 유럽연구이사회(ERC)는 이사직에서 물러나라고 했으며, 영국왕립협회는 더 정중히 사과하라고 압박했다.

옵서버에 따르면 헌트는 그러고 불과 이틀 만에 절망해 소파에 앉아 엉엉 울었다. 영국의 원로 면역학자 중 한명인 아내 메리 콜린스 UCL 면역학과 교수도 함께 울었다. 콜린스 교수는 “남편이 집에 있을 때는 쇼핑과 요리를 도맡아 한다”면서 “특히 요리를 아주 잘해서 딸들이 내가 한 것보다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는 “남편은 그 발언처럼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멍청하고 어리석은 말을 종종 하지만 성차별주의자는 아니다”라면서 “나는 여성주의자인데 만약 그가 성차별주의자였다면 그와 함께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승준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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