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슈주 국민당 대선 후보 유력… 제1야당은 차이잉원 이미 선출
내년 대만에서 여성 총통이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대만 중앙통신에 따르면 훙슈주(洪秀柱·67·여ㆍ왼쪽 사진) 입법원(국회) 부원장은 지난 12, 13일 실시된 국민당 총통 선거(대선) 후보 지지율 조사에서 46.2%를 기록했다. 중화권 매체는 훙 부원장이 국민당 대선 후보 경선 첫 관문인 여론 조사 최소 지지율 30%를 넘어섬에 따라 국민당 최종 대선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국민당 중앙상임위원회와 전당대회 등의 절차가 남아 있긴 하지만 훙 부원장이 현재로선 사실상 유일한 후보이기 때문이다. 주리룬(朱立倫) 국민당 주석은 이미 경선 불출마를 선언했고 그 동안 관심을 모았던 왕진핑(王金平) 입법원장도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실제로 전 국민당 주석인 마잉주(馬英九) 총통과 주 주석은 14일 훙 부원장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제1야당인 민진당에서는 이미 지난 4월 차이잉원(蔡英文·59·여ㆍ오른쪽) 주석이 차기 총통 선거 후보자로 선출됐다. 이에 따라 내년 1월 대만 대선에선 아시아 최초로 여성 후보자 간 맞대결이 유력하다. 누가 승리하든 대만 최초의 여성 총통이 된다.
현재로선 두 사람 중 차이 주석이 훙 부원장을 앞서고 있다. 지난해 11월 지방 선거에서 국민당이 참패한 만큼 민진당이 유리하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차이 주석은 최근 미국을 방문, 외교적 지지도 얻었다. 지명도에서도 차이 주석이 훙 부원장보다는 한 수 위다.
그러나 여성 대 여성의 대결 구도는 전례가 없는 데다 향후 중국의 행보도 결과를 끝까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훙 부원장은 리덩후이(李登輝) 전 총통 겸 국민당 주석이 2000년 총선에서 대만 독립론을 지지하자 국민당 제적과 출당을 요구해 ‘작은 고추’란 별명을 얻은 친중국 인사다. 중국은 대만 독립론을 주장하는 세력이 집권할 경우 양안(兩岸ㆍ중국과 대만) 관계의 악화를 우려, 선거에 간접적 영향력을 행사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14일 대만인의 중국 방문 시 요구해 온 입경허가증(비자)을 면제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친중국파에 힘을 보태주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두 여성 후보자간 승부는 내년 1월16일 결정된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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