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지 비관 70대 부부, 지하철에 투신 사망
처지를 비관한 70대 노부부가 지하철에 투신해 둘 다 숨지는 안타까운 일이 대구에서 일어났다.
4일 오후 9시 27분쯤 대구 남구 대명동 도시철도 1호선 대명역 안심방면에서 박모(76)씨가 아내 최모(73)씨의 손을 잡고 승강장으로 진입하는 전동차에 뛰어 들어 병원으로 후송했으나 숨졌다.
박씨는 5년 전부터 아내가 우울증을 앓아오던 중 최근에는 치매증세에다 거동마저 어렵게 되자 주변에 “내가 죽으면 누가 아내를 돌보겠냐”는 말을 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 부부는 대구 남구 대명동 앞산 자락에 있는 창고 같은 허름한 단독주택에서 미혼에 무직인 아들(48)과 함께 살아 왔다.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돼 나오는 정부 지원금과 국민연금 등 월 100만원으로 생활비와 아들 술값 등을 충당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박씨가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동반자살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정광진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