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 블랙(27·kt)이 속을 까맣게 태웠다. 역대 최초 1이닝 3실책을 기록하며 고개를 숙였다.
댄 블랙은 14일 수원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경기에 4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대체 외국인 선수로 지난 4일 국내 무대에서 데뷔전을 치른 댄 블랙은 이날 경기 전까지 9경기에 나와 타율 0.474, 3홈런 11타점을 올리며 중심타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날 만큼은 그의 '마법'이 통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가 마법에 홀린 듯 맥이 빠진 수비로 아쉬움을 자아냈다.
첫 실책은 2-4로 뒤진 5회초 무사 1·2루 김민성 타석에서 나왔다. 김민성의 타구가 댄 블랙의 미트를 맞고 튀면서 올 시즌 첫 번째 실책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kt는 무사 만루 위기에 놓였고, 댄 블랙은 후속 윤석민의 땅볼 타구도 잡았다 놓치면서 그 사이 3루주자 박병호의 득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그의 실책쇼는 끝나지 않았다. 이어진 1사 1·2루에서 대타 고종욱의 타구를 또 다시 잡았다가 놓쳐 또 다시 만루 위기를 만들었다. 1이닝 3실책은 역대 최초 기록이다.
결국 댄 블랙의 실책이 빌미가 돼 대량 실점을 했다. kt는 이어 김하성과 문우람에게 적시타를 허용하고, 박헌도에게 희생 플라이를 내주며 추가 3실점해 5회에만 6실점하며 2-10으로 5회를 마무리지었다. 팽팽하던 경기가 댄 블랙의 갑작스런 수비 난조에 일순간 넥센으로 분위기가 넘어갔다.
하지만 그럼에도 kt의 타선은 돋보였다. kt는 6회 윤요섭이 마정길에게 투런포를 쏘아 올렸고, 7회 댄블랙의 1타점 적시타와 장성호의 희생플라이로 6-10으로 따라 붙었다. 8회초 또 다시 4점을 내주며 6-14로 벌어졌지만 타선은 끈질겼다.
8회 kt는 심우준의 땅볼에 3루주자 윤요섭이 홈을 밟아 7-14를 만들었고, 이어 이대형과 하준호의 연속 안타로 만들어진 2사 1·2루에서 마르테가 하영민을 상대로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스리런포를 쏘아 올리며 10-14로 추격의 불씨를 살렸다. 하지만 후속 댄 블랙이 삼진을 당하며 더 이상 추가점을 내지는 못했다. 댄 블랙에게는 그야말로 '악몽'과도 같았던 하루가 갔다.
수원=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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